혼타나스에서 이테로 데 라 베가
길을 가는데, 우연히 발견한 사진관은 다른 시간의 문같았다. 가이드북에도 써있지 않고 특별히 소개되지 않은 개인 사진관의 묘한 분위기는 마음을 편하게 하였다. 순례자라는 주제로 사진들이 걸려있었고, 박물관 관람자들을 위한 차와 쿠기, 초콜렛이 마련되어있었다. 사진들을 엽서로 만들어 일부 공간에는 기부제로 판매되고 있었다. 공간의 주인인 것 같은 사람은 발걸음이 들리지 않게 걸었고, 큰 가방을 멘 사람들은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사진 이야기에 귀기울였다. 항상 마주하던 사람이 주는 위로와 말에서 벗어나 사진과 작가의 말로 위로 받으니 또 다른 고마움이었다. 다른 시공간에 놓인 사진관에서 발걸음을 내 벗지 못하고 한동안 오래도록 앉아 있다가 조심스레 빠져나왔다.
오래도록 보고나오니 이미 많은 순례자들이 이 길을 지나쳤고 길은 한결 조용해졌다.
덕분에 길을 걸어야한다는 다급함을 내 던지고 다시 한 번 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