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산티아고 이야기를 시작으로 최근엔 캐나다에서 나타샤와 함께 지낸 이야기를 썼던 정다정입니다.
올 해에는 코로나로로 계획과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당분간 여행 이야기는 더 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 두 달을 보내다 보니 내가 쓸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해 고민이 들었고,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보편적인 이야기'를 써보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고민을 하고 생각의 계기가 되어준 언리미티드에디션 12 ‘UE12 @Home’에 <이용화 이모가 사랑해 > 엄마 아닌 이모 이야기와 엄마의 마중을 받은 이야기를 담은 <베란다 마중>으로 참여합니다.
* 언리미티드에디션 12 ‘UE12 @Home’은 코로나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행사로 진행됩니다.
두 이야기 중 오늘은 <이용화 이모가 사랑해> 엄마 아닌 이모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2018년 드로잉 워크숍 '기묘 세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수업 첫 시간 그림을 그리기 위해 좋아하는 것 혹은 그리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다 사진첩에 차곡히 쌓인 친구 아이 '용화'를 발견하였습니다. 다양한 표정과 행동을 그리기에 재밌있을 것 같아 그렸는데 완성된 그림이 쏙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그림에 이야기를 더하여, 탄생부터 5살이 된 지금까지의 글과 그림이 모였습니다. 모았던 글과 그림을 어떻게 책으로 만들까 고민하다 제작비 마련을 위해 텀블벅을 오픈했습니다.
<이용화 이모가 사랑해>:엄마 아닌 이모 이야기는 결혼을 하고 엄마의 삶을 선택한 친구와 이모의 삶을 선택한 저 그리고 그 사이를 채워준 아이 용화 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아이에 대해 배우고 아이에 둘러싼 세계에 살아가는 어린이집 교사였지만, 용화의 이모가 되어 비로소 알게 된 아이의 진짜 세계(노키즈존, 유아 차와 베리어프리, 기후변화 속 미세먼지, 놀이의 자유를 잃어버린 코로나 시대 등)와 육아로 나눠지는 삶 속 친구와 헤어지지 않고 연대하는 이야기를 썼습니다.
언리미티드에디션을 신청하고 텀블벅 오픈을 결정하기 전까지 매년 ‘이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까?’를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3년이 흘렀습니다. (옹알이하던 용화가 이제는 제 책 표지를 골라줄 만큼 커버렸습니다!) 너무 사적인 경험인지라 나와 용화, 용화의 엄마 오마니 외에도 이 이야기를 공감하고 듣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영화 <작은아씨들> 속 에이미와 조의 말이 책 만들기를 시작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조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가 별로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누가 남의 가족의 고통이나 기쁨 같은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겠어? 진짜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잖아.
에이미 “중요한지 아닌지는 누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건데?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니라 아무도 안 쓰니까 그렇게 보이는 거야. 계속 써야 더 중요해지는 거야.”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용화, 벌, 하묘별, 시시, 찬, 율이 생각납니다. 소리를 크게 내면 “우렁차네!” 말해주고 싶고, 넘어지면 ‘괜찮아?’ 물어보고 싶고, 손잡이가 닫지 않는 버스에서 휘청거리면 자리를 내어 주고 싶습니다. 모르는 아이지만 누군가 생각나게 만드는 아이들이기에 곁에서 응원하는 이모가 되고 싶습니다.
이 이야기가 친구, 친구의 아이 용화, 이모 세 사람의 사적인 이야기어서 생각보다 시시할지 모르지만, 책을 덮을 때면 더 많이 아이의 세계를 세밀하게 바라보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남은 기간 동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