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그리고 새벽

by 내 곁

나는 혼자이길 바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육체도 머리도 마음도 모두 내려놓고 혼자.

누구의 딸, 누구의 와이프, 누구의 엄마도 아닌 오로지 나 혼자.

나는 함께이길 바란다.

내가 아플 때 내 이마를 짚어줄 수 있는, 함께.

내가 기쁠 때 나의 웃음을 나눠 줄, 함께.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 줄, 함께.

나의 다정함과 보살핌을 전해 줄 수 있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

시끌시끌한 저녁을 보내고, 적막한 밤이 되어 불을 끄고 누우면

나는 함께, 또는 혼자가 된다.

배 위에 두 팔을 올리고 똑바로 누우면 나는 온전히 혼자일 수 있다.

혼자, 오로지 나 혼자서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을 계획한다.

팔을 뻗어 옆자리를 더듬거리면 나는 함께일 수 있다.

무서운 생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

갑자기 든 오한에 사람의 체온이 그리워질 때 나는 함께가 된다.

나는 이런 지금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