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학교 카페 운영하기

호치민 교사살이 6

학교 카페는 어떤 쓸모가 있을까?


우리 학교 카페의 이름은 ‘키득키득(Ki Được Ki Được)’이다. 교직원과 학생 대상으로 카페 이름을 공모해 선정한 이름이다. 한국국제학교의 ‘KI’와 “할 수 있다.”는 뜻의 베트남어인 ‘Được’의 합성어로 격려의 메시지와 함께 웃음과 소통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100개의 응모작 중 선정된 선생님은 올해 음료 무료 이용권을 받았고, 따로 추첨한 20명에게는 음료 5잔 무료 이용권을 발급했다. 이런 방식으로 다양한 명목에서 카페 쿠폰을 발행하고 행사 시상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우리 학교는 경북교육청에서 지정한 ‘독도 수호 중점학교’이기도 한데, 독도 교육활동의 하나로 초등학생들과 같이 독도 쿠키 1,200개를 만들어 전교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수익금은 카페 수익과 더불어 학생들의 이름으로 베트남 농인교육 단체에 기부했다. 이 활동 역시 초중등 교사진과 장애-비장애 학생들, 급식실과 지역사회(베이커리 상점)의 합작이다.


방과후학교 특색프로그램으로 바리스타 교육도 실시했다. 신청한 학생들과 교사들은 매주 방과 후 2회씩 교육을 받았다. 수업수강생은 학교 카페 바리스타로 실습도 해야 한다. 모든 교육프로그램이 끝나면 학교 카페 실습장에서 시험을 치르고, 국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이후 더 많은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나아가 학부모나 지역사회에도 확장할 만한 가능성이 있다.

카페 활동으로 연계할 수 있는 교육활동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커피박을 재활용하는 생태 전환 교육활동으로 연결할 수도 있고, 중고등학생의 경제경영 교육을 위해 카페 경영과 상품 기획, 판매, 매출 분석, 마케팅 수업도 할 수 있고, 키오스크와 수익관리 시스템 개발 관리를 위한 코딩 수업도 가능하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워주고 사회에 기여하게 하는 일이야말로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이 프로젝트는 나에게도 의미가 깊었다. 10여 년의 교직 생활에서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을 맡은 건 처음이었다. 2,300명에 달하는 거대 공동체에서 특수교사라는 자리는 어떻게 보면 난쟁이와도 같았다. 나처럼 작은 사람이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만큼 교내외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즐거움을 경험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내민 손을 적극적으로 잡아주고 먼저 손을 내미는 건강한 문화가 이 학교에 자리 잡혀 있던 까닭이다. 그래서 이곳 호치민에서만 할 수 있었던 작은 실험이었다. 고생스러운 과정도 있었지만 얻은 것에 비할 바는 아니다. 큰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역량을 강화하는 일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기회이지 않은가? 더욱이 이 모든 과정에 나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다. 이렇게 어찌어찌 학생들과 함께 공을 쏘아 올리며 알게 된 엄연한 사실이 있다. 이 이야기의 결론이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받아주는 이가 있는 한 추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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