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현옥의 중등필독신문 Apr 14. 2022
"요즘에 학원 몇시에 가니?"
"저 학원 안다니는 데요.공부 못해요. "
시니컬하기 그지 없는 중딩 아이의 대답
높이 치켜올려세운 속눈썹 만큼이나 도도하기 짝이 없다.
"그래? 학원 안가는 시간엔 뭐해? 너 좋아하는게 뭐야?"
아이는 아무 대답없이 핸드폰만 쳐다본다.
"근데 이 네일 니가 한거야?"
아이 손 끝에서 반짝이는 네일이 너무 예뻐 감격스러워 물었다.
"아. 네. 이거 제가 스티커 사서 붙인 거에요."
"진짜 이쁘다. 너 소질있다."
아이 눈이 반짝 빛난다.
"괜찮은거 같아요 선생님?"
"응, 완전 괜찮아. 너 이 쪽에 소질있나봐 손재주가 있네."
아이는 빙그레 웃으며 핸드폰 속에 스크랩 해둔 네일 디자인들을 보여주며
재잘대기 시작한다.
이렇게 스스럼 없이 웃을 줄 아는 아이였구나 싶어
살며시 아이를 바라본다.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돼. 네가 행복한 일을 찾으면 돼."
아이가 핸드폰에서 눈을 떼고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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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정말 듣고 싶었구나 싶었다.
공부 못해서 무시당하는 것보다
그럼에도 너는 소중하다고
공부 못해도 네가 잘하는 분야가 반드시 있으니
괜찮다는 말이 아이는 고팠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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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 생각했다.
이 말을 해주는게 엄마였다면
아이는 몇배는 더 감동받지 않았을까
내 집에 있는 내 아이를 생각한다.
나는 오늘 아이에게 얼마나 인정을 해줬었나.
사춘기 자녀들에게. 아니 온세상의 자녀가 받고 싶은 것은
그저 작은 인정, 인정의 한마디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