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절친


"야. 새학교에 가서 3개월 정도 갔으면 친구 많이 사귀었지?"

아이는 묵묵부답 대답이 없다.

"아침 일찍 가면 일찍 온 친구들끼리 친해진대. 그 방법은 어때?"

아이는 별 말이 없다.

"아니면 끝나고 친구들 모여서 노는지 물어봐. 나도 놀고 싶은데 어디서 노냐고."

길어지는 친구 이야기에 아이는 약간 날카로워진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니.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아."



적극적인 아이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독고다이로 혼자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친구한테 관심도 많고 같이 이야기도 하고 싶지만 쑥스러움이 많은 아이

그래서 누가 먼저 말을 하면 대답은 하지만 먼저 끼지는 못하는 아이

그래서 절친이 없는 해가 많았고 친구를 사귀어도 매년 또 친구가 없었다.

따로 연락을 해서 만난다거나 집으로 초대한다거나 카톡을 주기적으로 주고 받는 친구도 없었다.

늘 그것이 엄마의 걱정이었다.

"애들한테 옳은 소리 하면 애들이 싫어해. "

엄마 또한 듣기 싫은 옳은 소리만 하며 아이를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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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회식있습니다.>

공지가 왔다.

'윽 너무 싫어.'

코로나 때문에 미뤄졌던 회식들이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누구랑 같이 가지부터 시작해서 회식 생각에 몸서리가 처진다.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원하지도 않는 미소를 팔며 보내는 회식시간이 너무 싫었다.

친하지도 않은 사람과 마주 앉아 허허실실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그 시간은 너무 큰 고역이었다.

"회식이고 뭣이고 진짜 싫다. 나 좀 그냥 내버려 뒀으면."

모든 인간관계가 노동이라는 드라마에 대상에 급 공감하며

회식 공지글을 지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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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도 인간관계가 노동이려나'

지워진 공지글 뒤로 아이의 얼굴이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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