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현옥의 중등필독신문 May 25. 2022
"아직도 숙제 못했어? 도대체 무슨 일이야. 몇번이나 이말을 반복해야하니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
밤 12시 아이는 아직 오늘분의 숙제를 끝마치지 못했다.
몇 날 몇일을 네 인생이라고 네가 알아서 할일이라고 나는 내 할일이나 하자고
신경을 끄고 있었더랜다.그런데 퇴근하고 오자마자 남매싸움에 다시 화가 난 것이다.
퇴근하고 오니 누나가 울고 있었다.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동생이 누나에게 잔소리를 한 것이다.
그렇게 딴짓만 하고 있다가는 숙제가 또 늦어질거고 그럼 집안 분위기 안좋아질테니 어서 숙제나 하라고 했단다
그 말투가 너무 기분 나쁘다며 딸아이는 울고 있었다.
매번 말투때문에 부딪히는 남매였기에 오늘도 자신의 말투때문에 혼날 것 같아 아들이 눈치를 잔뜩 본다.
하지만 오늘만은 네가 타깃이 아니다.
그동안 내 마음속에 있던 답답함을 아들이 대변해 준듯하다.
"얼마나 한심하게 보였으면 동생이 그런 말을 해. 자존심도 안 상하니?"
"난 그냥 학교 다녀와서 진로와 직업 숙제로 영상 15분 짜리 본게 다라고. 그런데 왜 그런말을 해? 내가 알아서 할껀데,"
아이에게 시간 관리 잔소리가 늘어날 수록 아이의 자존감도 낮아진다는 것을 모르는바 아니나
참아야 할 잔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그러게 시간관리 좀 잘해."
어젯밤 그러고 나서 내내 마음이 쓰인다.
아이는 또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매번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욕만 먹으니 나라도 공부하기 싫어질듯 하다.
"미안해. 네 시간에 대해서 내가 왈가왈부해서. 좀 더 너를 믿어주기 위해서 노력할게. 매번 늦게 잔다고 잔소리한 거 사과할께."
나의 맨트를 듣고 아들도 남편도 딸아이에게 정중히 사과를 했다.
"앞으로 나는 너에게 말실수를 백번은 할거 같으니 미리 그것까지 사과할께."
아빠의 너스레에 모두 미소를 지었다.
아이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