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아이의 공부계획

학기초 아이 공부 계획을 세웠다.
내가 세운 것처럼 하지 않으려고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보기는 모두 다 내가 제시해버린 엄마의 주도하에 세워진 아이의 계획표
아이가 잘 지킬리가 없다.
"아직도 숙제 안했어? 12시야 이녀석아. 한창 성장기의 녀석이 어쩔려고 그래. 키도 안크는데
좀더 빨리 빨리 숙제를 할수는 없겠니?"
6학년에 올라오면서 부터 시작된 반복되는 잔소리
아이는 느리고 미루다 과제를 시작하는 유형이다.
빨리 마칠일이 없다.
그런데 나는 빨리 마치고 싶다. 나도 엄마 숙제에서 빠르게 해방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럼 숙제량이 많은건지 어려운건지 체크를 해야할텐데 그런 것 없다
그저 목표는 단하나 숙제를 빨리 끝내는 것
얼마나 꼼꼼하게 읽느라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화가 올라올때마다 나는 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해본다.
'아이가 학교 다녀와서 한두시간쯤은 하고 싶은거 해도 괜찮다.
아이는 꾸준하고 성실하다. 하루에 해야할 일과를 빼먹은 적이 없다.
내용도 꼼꼼하게 공부하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한번 숙지한 내용은 여간해서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럼 된거 아닌가?'
공부내용에 대해선 일체의 불만이 없으면서 시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불만이 많다.
꼼꼼하게 하면서 빠르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하나는 포기해야할텐데 숙제도 줄여주지 않으면서 잠을 일찍 자라고 하니 아이도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하지만 순한 기질의 아이는 반항하지 않는다.
그래서 엄마는 다시 보채고 다시 보채고

이런 경우 아이에게 "자신은 무능력한 사람. 시간 활용에 문제가 있는 사람"
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지기 쉽다.
그래서 자기가 자신을 학대하고 무시하기 시작한다.
열심히 한 아이에게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가.
엄마의 욕심 때문에 아이는 힘이들다.

느린 아이의 공부계획을 세울때는
하나만 취사선택하라.
꼼꼼함인지 속도인지
그래서 아이가 꼼꼼함을 유지하고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 더이상 시비걸지 말것
아이도 아이 나름의 속도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알아주어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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