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면 굉장히 친절한 기관사분이 등장할때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좋은 아침입니다. 출근 길 분위기 업 시키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라고 하거나 혹은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라고 하루의 노곤함을 달래주기도 합니다.
기관사님의 따뜻한 멘트를 들으면 '참 좋은 분이다.'싶으면서도
반복되는 기계음만 나오는 지하철에서 이질적인 상황이다 생각이 들지요.
"이번 역은 oo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
이런 식의 기계음만 반복되다가 들리는 사람의 목소리가 가끔은 오바스럽기도 하지요.
사람에게 특히 사람의 말에 시달린 날은 더 그런데요.
오늘 아침 지하철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지하철이 한 역의 플랫폼에 멈춥니다.
조용히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타고 내립니다.
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아무 반응도 없습니다.
출발하지 않습니다. 지하철안에는 침묵만이 가득합니다.
문을 닫고 한참을 출발하지 않습니다.
다음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몇번의 역을 지나치니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약속된 지하철 시간이 늦어져 지각하게 생겼는데요.
지하철에서는 아무 멘트도 나오지 않습니다.
"앞 열차와의 간격 조정으로 잠시 정차합니다."라든가
"기차를 손보느라 잠시 대기합니다." 라는 안내멘트가 필요한 순간.
정적입니다.
이 기차의 기관사는 안내멘트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차량을 고치는 것도 아닐텐데도 아주 조용합니다.
지각할 정도로 늦었는데도 말이지요. 이때야말로 안내가 필요한 순간인데 아무 대응을 안합니다.
살다보면 꼭 말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말이 허튼말이라도 위안과 안심을 준다면
기꺼이 소리내어 말할수 있어야합니다.
쓸데없이 내뱉는 친절한 말보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한마디가 필요한 순간.
잘 판단하여 말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