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질러

월요일 아침

눈뜨면 바로 컴퓨터 켜고 온라인클래스 접속

놀다하다 놀다하다 몇시간 지내다보면

엄마가 배달의 민족으로 주문한 돈까스가 문앞에.

라이더가 문앞에 놓고 간 후 슬며시 문을 열고

음식을 들여와 방바닥에 음식을 펼쳐놓고

때늦은 점심을 먹기시작한다

하루종일 좁은 집안에서 움직이지않고 있으려니

배도 안고프지만 안먹으면 엄마한테 욕먹으니까

자 먹어볼까

밥먹을 땐 역시 넷플릭스지

먹으랴 티비 보랴 차가워진 돈까스는 남아있고...

흘리고 묻고 지저분해진 집안을 휘저으며

소꼽놀이를 하다보니 어느새 네시

아이쿠 엄마올 시간 다 되간다

엄마가 내준 숙제해야지 연산하고 피아노연습

영어책도 읽고 작가노트도 써야 엄마가 화를 안내겠지


엄마는 퇴근하자마자 숙제체크하고 집안이 쓰레기장이냐며

한바탕 소리 지르더니 배도 안고픈데 부랴부랴 저녁을 준비한다

불똥튀기전에 숙제를 마져하자

놀이터에 가서 놀고싶고 엄마아빠랑 게임도 하고싶은데

표정을 보니 엄빠는 또 피곤한 모양이다

혼자서 종이접기나 해야겠다


화요일 다시 온라인 클래스 시작이다

학교가고싶다 숙제가 너무 많다


주말이다. 늦잠을 잔 엄빠가 가고싶은곳 말하라한다

우리집 같은 집이 없다는 둥 호강하는거 알긴하냐는둥

우리같은 애들도 없을텐데 생각하지만 말은 하지않는다

이번주는 학교못간지 네달만에 처음으로 1박을 하고올계획이란다 아 얼마만의 바깥나들이인가

가슴이 뛴다


기대가득안고 도착한 곳은 호수공원

걷는다 뜨겁고 다리아프게 걷는다

엄빠는 연꽃이 예쁘다는 둥 자연이 힐링이라는둥

신이난듯하다

목마르고 다리아프다

이럴거면 집에서 핸드폰게임이나 실컷해주지

여행은 왜 온거람

허브향만 잔뜩 맡고 이틀내내 호수만 돌고돌고돌디ㅡ

차막히기전에 집에 간댄다

코로나때문에 할수있는게 탁트인 공원에서 걷기밖에 없대나

할말하않


다시 집으로

온라인 소굴로 출발이다


집이 가까워질수록 싫다

다시 반복될 감금아닌 격리생활

우리민족은 건국신화부터

동굴에서 백일씩 자가격리하던 민족이라는 농담이 농담처럼

안들린다

어디든 들러야돼

급하게 두리번두리번

예술의 전당이다

남의 작품을 왜 봐야하는지

지루하고 너무 싫지만 저기라도 들러야해

"예술의 전당이라도 들렀다가자

하다하다 저기도 땡긴다"




평소 공연만 보면 졸고

전시회만 보면 비틀던 나의 반응에

엄빠에게 내 간절함이 통했음일까

가는 길에 할머니 집에 들르기로 했다

다행이다

할머니집 마당에서 엄마랑

식물에 물주기라도 하면서

이 심심함을 조금이라도 날려보내야지


"오 예

소리질러"


차 안 가득 울려퍼지는 나의 환호성에

가족들 웃음이 피어난다


이렇게 가족나들이 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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