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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주 May 24. 2021

우리, 슬픔에 대해 공부해볼까요?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서평


언젠가 본인이 '공감 능력이 없고 매우 이성적이고 지능이 높은 사람'임을 어필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풍부한 감수성을 우습게 여기는 것에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대체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과 높은 지능에 무슨 연결고리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가타부타하고 그는 '이성적인 본인의 모습'을 방패 삼아 타인을 배려하지 않았고 본인 멋대로 무례함을 이리저리 쏟아냈다. 그리고 그런 그는.. 굉장히 멍청해 보였다.


물론 이런 캐릭터들이 미디어에 굉장히 매력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가장 전형적인 예가 셜록 홈즈일텐데, High-functioning sociopath(고기능 소시오패스)의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는 말도 못 하게 섹시하고 매력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도 그저 픽션일 뿐임을 간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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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와 다른 타인"을 대하는 기준에 얼마나 각박했는가, 얼마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우주만큼의 간격을 도외시했는가를 생각하면 조금 아찔한 마음이 든다.

아마 나는, 우리는, 평생 '너'라는 타인을 이해할 수 없을 테지만, 그럼에도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고자 끝없이 공부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공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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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을 빌려 이 글을 끝마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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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는 네가 될 수 없겠지만, 그러나 시도해도 실패할 그 일을 계속 시도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나. 이기적이기도 싫고 그렇다고 위선적이기도 싫지만, 자주 둘 다가 되고 마는 심장의 비참.

이 비참에 진저리 치면서 나는 오늘도 당신의 슬픔을 공부한다. 그래서 슬픔에 대한 공부는, 슬픈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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