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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유튜버, 나는야 N잡러
몇 년 전부터 퇴근 후 또는 주말에 부업을 하는, 이른바 겸업을 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많이 유행했던 말이 바로 ‘직장인 유튜버', ‘직장인 N잡러', ‘직장인 부업 추천'이었죠.
최근에는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직장인의 겸업은 그 때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습니다. 유튜브와 SNS에서 부업을 하는 직장인들의 콘텐츠가 많이 올라오고 있고, 직장인 부업을 도와주는 스타트업 서비스도 생겨나면서 부업에 대한 직장인들의 물리적/심적 장벽도 한층 낮아졌죠.
하지만 직장인이 부업을 시작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회사에서의 겸업 금지 여부'입니다. 몇몇은 기업은 취업 규칙이나 근로 계약서에 겸업을 금지한다는 ‘겸업 금지 조항'을 근거로 구성원들의 부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이미 겸업을 하고 있던 직장인이라면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직장인 겸업 금지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함께 알아보려고 합니다.
목차
1. 직장 근로자 겸업의 유형들
2. 직장인 겸업은 무조건 금지??
3.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와 근로자간의 합의
직장인 겸업 금지에 대해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직장인 겸업 금지란 ‘회사의 허락 없이 타 업무 수행 혹은 타 직장에 근무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취업 시 교부받게 되는 취업 규칙과 근로계약서에 ‘겸업 금지 조항’으로 포함되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업을 하는 직장 근로자들이 많아졌는데요, 직장 근로자들이 주로 어떤 유형의 부업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가장 대중에게 잘 알려진 부업은 바로 서비스직 또는 아르바이트입니다. 배달이나 대리운전, 카페, 주말 알바 등 비교적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유형의 부업입니다.
다음으로는 1인 크리에이터/프리랜서 유형이 있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도 있고, 이모티콘이나 웹소설 등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도 있습니다. 여기서 전문 기술을 살려서 프리랜서로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쇼핑몰을 활용하여 부업을 하는 직장인들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구매대행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서 직장인들이 부업 활동을 하고 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N잡에 관심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기서 걸리는 것이 바로 겸업 금지 조항이죠. 괜히 겸업을 했다가 걸리면 회사에서 해고되는 것은 아닌지, 해고는 아니더라도 불이익을 받지는 아닐지 걱정하게 되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겸업 금지 조항이 있어도 직장인 겸업이 무조건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직장인 겸업을 금지하는 법적 조항이나 강제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은 비단 회사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닙니다. 직장인도 이 말을 듣고 본인의 겸업 활동에 대해 주의깊게 검토해봐야 합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에 겸업 금지 조항을 포함시켰다고 해도, 겸업 금지가 근로기준법에서 강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즉, 겸업 금지 조항이 있다고 해서 직장인 겸업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는 뜻이죠. 과거 서울행정법원에서는 겸업 금지에 대한 판례를 내린 적이 있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서울행정법원 2001.7.24선고 2001구7465판결 中
기업 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이 없는 겸직까지 전면적-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전제하에 근로자가 OO업체에 재직 중임에도 사적으로 △△영업을 수행한 경우, 이로 인해 회사 기업 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이 초래됐다고 볼 증거가 없고, 따라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 서울행정법원 2001. 2. 15. 선고 2000구22399 판결 中
취업규칙에서 당연면직 사유로 정하고 있다해도 이에 기한 면직처분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돼야 할 것이므로 원고 인사규정 역시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겸업을 통해 사용자에 대한 성실의무에 반함으로써 사회통념상 더 이상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다.
직장인의 겸업이 근무 이외 시간에 발생했다면, 이는 사생활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전면적-포괄적 금지는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또한 겸업으로 인해 회사 기업 질서나 근무에 지장을 초래한 사실 관계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이를 이유로 징계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취업규칙을 근거로 겸업을 한 직장인을 해고하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성실의무에 반해야 가능하다고 명시했습니다.
법원 판례에 따라 직장인 겸업이 법적 문제가 없다 할 지라도, 직장인의 겸업이 100% 용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업으로 인해 원래 직장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거나, 회사 내의 기밀을 유출하거나, 근무태만이나 기업 질서를 흐리게 되면, 겸업 금지 조항을 이유로 징계 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법원 판례를 한 번 살펴볼까요 볼까요? [부산고등법원 2018. 10. 17. 선고 2018나51471 판결]에서는 자동차 판매 영업직 사원이 카페를 운영한 사건에 대해서, 근무시간 내 사적 활동과 상습적인 근태 불량, 근무지 무단 이탈, 회사 근무기강 확립 지침 위반, 회사 이미지 실추 등을 근거로 겸직 금지와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헌법에서 말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무조건 겸업 가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겸업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현재 소속된 회사의 성실의무를 지켜야 하고, 경쟁 업종에서 일하거나 회사의 기밀을 유출하는 일은 절대로 하면 안됩니다.
아직까지 취업 규칙과 근로계약서에 겸업 금지 조항을 근거로 직장인 겸업을 금지하는 회사들이 많지만, 앞으로 겸업은 지금보다 더 보편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과 비슷한 직장 문화를 갖고 있는 일본의 경우 저출산 문제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부터 원칙적으로 부업과 겸업을 허용해왔습니다. 그에 맞게, 세금과 연금에 관련된 정부 정책도 대대적으로 개선했죠.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 뿐만 아니라 개인의 커리어 개발과 자아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서도 직장인 부업과 겸업은 긍정적인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전면적인 규정 완화는 어려운만큼, 현재로서 가장 최선의 방법은 바로 회사와 근로자간의 원만한 합의입니다.
회사에서 직장인 부업/겸업에 대한 자사의 가이드라인을 근로자에게 제시하고, 이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 근로자가 부업/겸업 활동을 하면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볼 수 있겠죠.
그리고 근로자는 스스로 본업에 악영향을 주지 않고 부업/겸업 활동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를 점검해야 하고, 회사는 겸업 조항을 상호 확인 하에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에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까지 직장인 겸업 금지에 대한 법적 내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직장인과 회사 모두 서로에 대한 신뢰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 N잡이 서로에 대한 분쟁이 아닌 서로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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