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출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와 그동안의 몇몇 단체 생활 경험 덕분일까. 군대 특유의 ‘다나까’ 말투라던가 기본적인 제식 등은 비교적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게 있었는데, 그건 이름이었다.
애초 사교적인 성격도 아니고 타인에게 그렇게 관심을 두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빠른 시일 내에 전 부대원의 얼굴과 이름, 게다가 계급과 몇 월 군번인지까지 외우는 건 꽤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이건 단순히 상대방을 위한 배려나 원활한 업무를 위한 게 아니라 내 생존의 문제였다.
이등병이었던 난, 시간이 날 때면 부대 게시판 앞에 섰다. 부대원들의 이름을 비롯해, 필요한 정보들을 최대한 놓치지 않고 빠르게 습득해야 내 군생활이 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새 자대에 온지도 3개월이 흘렀다. 여느 때와 같이 이것저것 둘러보던 순간, 구석탱이 한편에서 평소에 확인하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바로 “연등 제도”다.
살다 보면 순간적으로 어떤 직감이 올 때가 있지 않나. 이 순간이 나에게 그랬다. 뭔가 좋은 느낌이 들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자세한 내용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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