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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화 작가 Oct 24. 2022

21. 첫 작품에 대한 피드백


 완성물을 제출했으니, 좋으면 좋다 아니면 아니다 뭔가 평가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부족하다 싶은 게 있으면 다시 수정해야 할 테니까. 하지만 어떠한 피드백도 없었고 그저 평소와 똑같이 바쁜 작업과 야간 근무들로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며칠 뒤, 대대장님의 말씀이 전달됐다. 어떤 점이 좋다 나쁘다라는 의견은 하나도 없었다. 대신 나에게 전달된 건 짤막한 명령.



"여단장님의 부대 방문을 환영하는 영상을 제작하라!"



 피드백이 있을 줄 알았는데 새로운 미션이 생겨난 것이다. 음... 그렇다는 건 지난 영상이 마음에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못 쓸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아닐까? 보통 남자들이 그렇지 않나. 음식점에 갔을 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이상 특별히 리뷰를 남기지도 어떠한 피드백을 전달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냥 아무렇지 않게 다시 또 방문한다. 만약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럼 그냥 소리 없이 다시는 그 가게를 찾지 않는다.



 어쨌든 그렇게 갑자기 또 긴박한 미션을 받았고, 나는 다시 영상을 제작해야 했다. 여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건 어럽다. 대신 유에서 유를 재창조하는 건 덜 어렵다. 내가 비록 이제는 저장하는 법도 알아낸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짧은 기간에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기엔 제한이 많았다. 이번에도 역시 기존의 작품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대신 선임의 작품에 지난번 만든 나의 작품까지 모두 참고해서.



 나름 경력직이라 지난번보다는 수월했다. 대신 이번에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뿐이었는데, 그래도 밤을 새진 않았다. 새벽 1시 30분엔 모든 작업을 끝마칠 수 있었으니까.



 고객님의 소중한 평점과 리뷰는? 이번에도 역시 없었다. 대대장님이 마음에 드셨는 건지, 아니면 그냥 넘어가셨는 건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 답은 끝내 알 수 없었던 게, 그 후 몇 개월이 지나 대대장님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냥 만족했던 고객님이 이사를 가게 되어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고 하자.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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