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VID19 확진 일기
지난 일요일 회사에서 갑자기 문자가 왔다. 사내 확진 구성원과 밀접접촉자이기 때문에 자가진단 키트를 해보고 결과를 회신해달라고 했다. 자가진단 키트가 ‘음성’이면 수요일부터 출근이 가능하고, PCR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즉시 출근이 가능하다는 지침도 함께 내려왔다.
워낙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시국이라 어디서 걸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디 하나 아픈 데가 없으니 설마 내가 걸렸을까 싶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서 해본 자가 키트 검사 결과는 ‘음성’.
늘 그렇듯이 일이 많아 회사에 바로 나가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운동도 가야 하는데, 밀접접촉자라고 하니 괜히 신경이 쓰여서 마음 편히 PCR 검사를 받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를 받으러 갈 때까지만 해도 아픈 곳 하나 없었고, 그냥 마음이 편해지기 위한 목적으로 받으러 가는 검사였기 때문에 정말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확진이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문자를 잘못 읽은 줄 알았는데 몇 번을 다시 읽어봐도 확진이었다. 내가 확진이라니..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팀원들과 지난주 같이 밥 먹은 동기들은 어떡하지.. 바로 팀장님께 전화를 드리고, 회사 안전관리 팀에 확진되었다고 알려주고 지난주 동선을 공유하고, 지난주 같이 밥 먹었던 동기들에게 전화하다 보니 저녁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가버렸다.
하루에도 이십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시점에서 사실 어디에서 걸려도 이상하지 않다 생각하기는 했지만, 막상 걸리고 나니 내가 걸린 것도 문제지만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걸렸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머리가 아프기도, 속상하기도 한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였다.
나 때문에 팀원들도, 동기들도 다 자가 키트로 검사를 했고 그중 일부는 또 PCR을 받으러 갔다. 다들 내가 안 아픈 게 제일 중요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줬지만 그래도 나 때문에 걸린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나도 계속 긴장 모드다.
그 와중에 먼저 코로나에 걸렸던 팀 선배가 배달의 민족 상품권 선물을 보내줬다. 생각지도 않고 있었는데 빨리 나으라는 메시지와 함께 온 선물이 얼마나 고맙던지. 단순히 선물을 받아서가 아니라 코로나에 걸린 게 내 잘못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로 느껴져서 참 고마웠다.
정신없이 저녁 시간을 보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괜히 목이 간질간질한 게 이제 아프기 시작하려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던 온갖 상비약 중에 종합감기약을 하나 먹었다. 이렇게 정신없이 코로나 확진 첫날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