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 <<<<<< 쇼핑 비용

쇼핑 대마왕

by 달콤쌉쌀

큰일이다. 아무런 욕구도 흥미도 기력도 없어서 죽은 듯이 지냈었는데, 기력과 욕구가 올라오면서 소비욕으로 다 몰리나보다. 아직 퇴원까지 시일이 더 남았는데 게임 도중 나오는 광고, SNS에 나오는 광고, 포털사이트 중간중간 나오는 광고들에 현혹돼서 자꾸 무언가를 사고 싶고, 결국 많은 것들을 산다. 당장 쓰지도 못할 거면서......

아이들이 알아서 사과 먹기 편하라고 사과씨 제거하는 도구도 사고, 요리는 안 하면서 채소다지기를 사고, 화장대 옆에 붙일 드라이기 거치대도 사고, 획기적으로 청소가 쉽다는 빗자루도 구입했다. 봄이 오면 입을 가디건도 사고(내 생각엔 더위를 많이 타서 거의 못 입을 것 같기도 하다), 붙이는 속눈썹도 샀다가 취소하고, 지금은 스팀청소기를 눈여겨보는 중이다. 새 학기를 맞는 아이들을 위해 사는 실내화를 결제하는 것도 뭔가 기분이 좋고, 새로 산 책도 기대가 된다. 내가 없을 동안 집으로 올 택배들이 민망해서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것들도 한가득이고, 다이소에 가서 살 물품 리스트도 엄청 길어졌다. 약이 과한가...? 면담 때 말해봐야겠다.

이러다가 병원비보다 쇼핑비용이 더 나오는 거 아닌지 걱정도 된다. 다음 달 카드값이 나올 때의 나는 후회하고 있겠지..? 쇼핑품목 리스트를 좀 줄여야겠다. 나는 이제 미래의 내가 고마워할 선택들을 위주로 할 계획이거든. 후훗!

그런데 이미 도착한 택배들, 아직 보지도 못하는 물건들을 반품이라도 해야 될지 벌써 후회하고 있다. 이런 한 치 앞을 모르는 어리석음.

하지만 굳이 과거의 나를 두둔하자면, 내 물건은 가디건과 책뿐이다. 나는 아이들이 필요한 것, 살림살이에 필요한 것들만 샀다. 아니다! 비겁한 변명이다. ㅜㅜ

잠시 폰을 다시 멀리해야겠다. 책을 읽으며, 필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나의 이 끓어오르는 소비욕에 대해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그래도 백화점 쇼핑이 아니라 인터넷 최저가와 다이소 쇼핑이니 조금은 나를 봐줘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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