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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혜령 Oct 04. 2019

여황제 타로카드 혹은 장윤정


원래 나에게 가수 장윤정은 행동이며 생각, 말이 다소 가벼운 이미지였다(feat. 라디오스타)

그러나 ‘미스트롯’에 심사위원으로 등장한 그녀를 보고 생각이 바뀜. 장윤정의 심사평에는 트롯전문가수로서의 깊은 내공(솔직히 의외였다)은 물론 추가로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뿜뿜한다. 


이거슨, 타로카드의 ‘여황제’가 아닌가. 

*타로카드의 여황제: 모성, 풍요로움, 자연, 감각적인 즐거움 등


본인 말로도 둘째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던데, 그 때문인지. 창법에 대한 전문적 조언과 이어지는 격려, 어떻게든 돕고 싶어하는 멘트에서 엄마마음이 보인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싶어하고 타인이 잘 되는 것을 순수하게 기뻐하고 기꺼이 축하해주는, 그런 마음 말이다. 


물론 이 엄마마음은 이미 그녀가 가진 지위 혹은 치열한 경쟁 마켓에서 벗어난 자의 여유로움, 한 세대를 풍미하는 자의 일종의 경제적, 심적 곳간에서 나오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며 콧김을 뿜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비단 곳간만의 문제일까. 곳간이 터져나가는 사람들이 과연 그만큼 너그럽던가. 100냥넘게 가지고 있어도 가난한 자의 1냥을 부당하다고 부르짖으며 탐내는 기득권이 훨씬 많다. 

게다가 이미 정점에 올라섰다고는 하지만, 자기 자리를 위협하는 잠재경쟁자를 키우고 싶지 않은 마음은 부자건 가난하건, 연예계건 일반 조직사회에서 건 보편적인 인간 본성이다. 


그러나 장윤정은 공개된 심사평 자리에서 가리지 않고 아낌없이 자신의 노하우와 원포인트 레슨을 시전하며(좀 놀랐다. 이렇게까지 안 해줘도 될 텐데), 거리낌없이 ‘언니의 집으로 오라’고 얘기한다. 특히 무명 가수친구에 대한 배려는 어우, 한수 배웠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지 않고, 친구의 자존심이 상처받지 않도록 솔직하고 정중하게 말하는 태도를 보니 앞으로도 저 두 사람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구나 싶더라(대개 이런 식의 만남은 관계의 깨짐으로 끝나기 쉽다). 곳간 소유자의 너그러움만으로 이렇게까지 하기는 어렵다. ‘트롯의 부흥을 위한 사명감’때문에? 요즘 시대에 국가를 빛내기 위해 올림픽에 나간다고 하는 만큼이나 쓸데없이 비장하다. 


선 보상 계산 & 후 베품의 돈 우선주의 시대, 기꺼이 내 등에 칼 꽂을 사람들이 득시글거리는 경쟁사회에서 이런 행동은 계산에서 나오기는 어렵다. 나는 그녀가 타고난 여황제의 포스를 제대로, 건강하게 발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황제는 나와 타인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녀는 경계가 없는 자연 한복판에 앉아서 자신의 돌봄 에너지를 나누어 주고, 그 자체를 행복해할 뿐이다. 아마도 그녀는 자신의 능력이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라 선물받은 것이니,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게 옳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장윤정씨, ‘미스트롯’의 진정한 승자는 당신이라고 생각합니다그려. 

Long Live the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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