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라는 것이, 같은 일을 하면서도 많이 받을 수 있다면 좋은 것이지만
헤드헌터로써 만나는 후보자에게 희망연봉을 물으면 무조건 두자리 수의 인상을 원하는 경우가 꽤 있다.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헤드헌팅이 연봉을 높일 기회라고 생각하는 금시발복형, 나와 비슷한 경력(성과가 아니다)의 친구가 이 정도를 받으니 나도 그 만큼을 받아야 한다는 자존심추구형으로 볼 수 있다.
둘 다 비합리적 믿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헤드헌팅으로 인력을 찾는 것은 이제 보편적인 구인방법이다.
대기업은 대기업의 수준에 맞게, 중소 기업은 중소기업의 수준에 맞는 사람을 원한다. VVIP급의 고급 인력을 찾을 때도 사용하지만, ‘적정한’ 인재를 찾지 못할 때도 헤드헌팅을 활용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회사가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꽤 괜찮은 회사라도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적정한 인재라는 말은 학벌, 경력 면에서 어느 정도 기준만 맞추면 오케이라는 뜻이다. (적정기술의 뜻을 생각해보라) 그러므로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에 도취하거나, 미리 연봉을 얼마를 받겠노라며 벼를 필요 없다. 당신이 괜찮은 인재라면 면접통과 후 너그러운 제안을 받을 것이다.
둘째, 클론이 아닌 이상 동일한 업무 능력과 품성, 기질은 없다.
친구가 부럽다면 친구가 다니는 회사에 면접을 보고 똑같음을 주장하시라고 안내해주고 싶다. A회사의 연봉책정 근거와 B사의 연봉책정 근거는 다르다. 과거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부분을 미래의 회사–더구나 당신이 무엇을 가져다 줄지 검증되지 않은-에 보상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누구나 고개를 끄덕거릴만한 객관적 증명자료를 가지고 협상에 임하시라.
사실 연봉네고의 가능성이 높은 직종은 연구나 엔지니어링과 같이 특수기술이나 지식과 밀접한 업무인 경우이다. 대체 가능한 직종(사무직), 노동자급에서는 그닥 높지 않다. 업계 1위 회사에서 낮추어 가는 경우는 혹시 가능할 수도 있겠다.
돈을 원하는 대로 주면 그만큼 요구하는 게 많고 눈이 까다롭다.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보자, 라며 비판적인 눈이 되는 게 무리는 아니다. 그러니 더 많은 돈을 받고 싶다면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평가한 후 근거를 들어 설명하라. 새로운 회사에서 처음부터 성과를 내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