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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쥐아저씨 Oct 20. 2017

메모리얼솝 길생명 장례 프로젝트

많이 알려주셨으면 하는 비누 팔아 하고 있는 일


"비누는 향기롭고 즐거운 기억인데, 

 왜 무겁고 어두운 죽음에 대한 기억을 담으려고 하는가"



메모리얼솝이 스토어팜을 통해 세상에 처음 나올 때 부터 함께 진행했던 '활동'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비누를 굳이 '기억' 과 연관시키는 복잡스러운 브랜드를 만들어 가면서 어떤 기억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고민했었고, 제품의 실용성이라는 본질적인 즐거움 이외에 구매를 통해 '좋은 일을 한다' 라는 마음을 함께 선물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전에도 썼듯이 '좋은 일' 은 너무나 많습니다. 평소에 우리 모두가 '선하다' 라고 생각했던 일이라면 왠만해서는 다 사랑스럽고 착한 일들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만, 제 경우에는 그 기억이 조금 더 사회적이고 생활에 밀접하면서도 어쩌면 '불편하여 외면하고 싶은' 것에 대한 기억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사실, 그런 기억들이 양지로 나오고 이슈화 되는 것은 대부분 어렵지만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긍정적인 선물을 해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평소 하고 싶던 일이 제 살 만큼 무거웠던 것 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유통도, 사회적 기업도 아닌 어중간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함정이 저 멀리 보이고는 하지만, 애초에 메모리얼솝을 시작할 때 제가 기댈 곳은 딱 하나였습니다. "평범한 사람들"


이 평범한 삶 속에서 일어나고 겪는 것들에 대해 가진 것들로 하나의 물음표와 느낌표를 던질 수 있는 일이 제가 꿈꾸었던 사회적 활동이었고, 마케팅이었고, 많은 사랑을 받고 싶던 방법이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의미와 기억을 전달할 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보다는, 회사가 거액을 기부하고 대표가 가서 현판 앞에서 사진 하나 찍고 오는 사회적 활동보다는, 우리가 겪고 보고 부딪치는 감정과 고민이 담긴 소소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죽음' 을 통해 '삶을 소중히 여긴다' 는 무거운 주제라고 할 지라도. 우리의 일상에 한 번쯤 물음표를 던지는 일이 된다면요





"길생명들의 죽음 속에는 자신보다 약한 것에 대한 증오, 분노와 억압을 갖도록 만든 현실의 구조, 세대 갈등, 가치관의 차이, 님비, 폭력과 비폭력 등 우리가 아파하는 일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현재 메모리얼솝이 탄생과 준비하고 진행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  NGO '나눔과나눔' 과의 연대를 통해 무연사, 고독사에 대한 인식 전환에 도움을 주는 일

- '한국반려동물협회' 와의 연대를 통해 길고양이에 대한 장례지원사업을 전개하는 일


그 중, 길고양이 장례지원 사업은 비록 동물의 죽음이지만 너무나 많은 갈등과 상처의 모습들을 그 안에 담고 있는 일이기도 했고, 저 역시 한 명의 고양이 집사로서 길아이들과 마주하며 아파하고 힘들었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좋아함이 있으면 싫어함도 있고, 최근 더 문제가 되고 있는 반려견의 목줄 및 입마개 착용의 문제와 같이, 고양이 역시 지나치게 고양이만을 생각함으로 인해 이웃의 불편을 염두에 두지 않아 다투게 되는 도덕적인 문제가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길어야 3년 생을 가진 길생명들이 어느 순간 죽임을 당하는 모습들에서는, 나보다 못한 것들에 대한 분풀이나 당장 내게 피해를 주면 방법을 찾아가는 대신 '없애고 죽여서 영영 불편함을 피한다' 라는 무서운 의식들이 보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근본적으로 착하고 선한 사람들인데, 삶과 공존이라는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오늘 하루 살아가는 것 조차 힘겹게 만든 '돈' 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겠지만요.

그렇다고 해도, 동물이라는 이유로 삶을 박탈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는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로 인한 이런 증오와 분노를 일개 개인이 바꿀 수 없기에 시작한 일이, 바로 길생명에게 장례를 치뤄주는 일이었습니다. 증오와 분노의 반대편에 서 있는 착한 마음, 착한 기억이 더 많이 꺼내어 진다면 언젠가는 어울려 살아가는 동물의 삶을, 나아가 사람의 삶을 한번 더 일상에서 귀하게 여길 기회가 많아지리라는 생각에서입니다.





"뜻 있는 분께 이 이야기가 전해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길생명 장례 프로젝트는 지난 9월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되어가지만 아직 한 분과도 인연이 닿지 못했습니다. 사업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중간에 한 번쯤 도움을 받고 싶었던 이유입니다.


반려동물장례 및 반려동물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많은 정책, 활동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는 한국반려동물협회(http://www.companion.or.kr/)에서, 일산 소재 장례식장에서 정성껏 장례를 진행해 드리며, 산골과 분골 중 희망하시는 방식으로 아이의 마지막을 기억하도록 도와드립니다.

장례는 일산 소재 반려동물 전문 장례식장에서 절차에 맞게 진행됩니다.


장례비는 20만원 정도 소요되지만, 매 월 한 아이를 곱게 별로 보내주는 이 활동은 무료 입니다.

메모리얼솝에서 열심히 비누를 팔아서 마련한 비용으로 후원하기에 비용 부담은 없습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좀 더 많은 아이들의 마지막과 함께하기 위한 펀딩을 고민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며,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신뢰성 확보를 위해 장례 후 마지막 길을 함께하신 분과 간단한 담소의 시간을 요청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신청하시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매 월 한 아이를 우선 보내주고 있습니다.

② 대표자 김주찬 메일 (mmrsoap@naver.com) 또는 전화 (010-5659-9489),

    카카오톡 (ID : spimouse01) 으로 신청해 주시면 신청자 분과 합의하여 진행 하겠습니다.

③ 특별한 조건은 없습니다. 다만 평소에 돌보던 길아이들이 죽음을 맞이했다거나, 죽음을 맞이한 아이를 청소의 대상이 아닌 생명으로서 존중해 주시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메모리얼솝이 꿈꾸는 이 기억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솔직하게 '많은 공유와 확산' 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죽음이라는 것은 어떤 경품행사 당첨이 아니고 언제 어떻게 마주할 일일지 모르는 만큼 뜻을 함께하는 분들께 평소에 많이 교감되고 알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주 길고 긴 호흡이 필요한 일입니다. 조약한 글을 찾아봐 주시는 많은 분들께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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