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도시 갈매기> - 익숙함
지은이 정범수
익숙함이란 참으로 무섭죠
곁에 있는 소중함을 모르게 만드니까요
익숙함이란 참으로 후회스럽죠
떠나버린 후에야 존재의 소중함을 알게 되니까요
익숙하다는 단어가 무심한 단어로 쓰이기에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을 품고 있습니다
익숙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갈 때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익숙해질 수 없는 현실처럼요
익숙하다는 단어가 건조한 뜻으로 쓰이기에는
너무나 많은 눈물을 품고 있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소멸됨으로써 슬픔을 안길
누군가의 익숙한 사람인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