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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정원 Jan 02. 2020

정원지기가 책 3권을 출간했습니다

[ 성주엽의 나무인문학 ] 생각하는정원 2019 & 2020년

40이란 나이에 늦장가를 들어 처음으로 난 큰 아들이  중학교 2학년 시기를 유난히 힘들게 보냈습니다.  지나보니  자신이 아버지로서 모든 부분이 무지하고 부족했기에 아들을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아들의 괴로움과 아픔이 절규와 고통으로 터져나오는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의사를 찾아야 했고 의사의 권유에 따르며 고통의 시간들을 감내하며 나를 다스려야만 했습니다. 너무 괴로워 마음을 다스려보려고 지난 20년동안 힘들 때마다,  혼란스러울 때마다 써놓았던 글들을 꺼내어 정리하며 나를 진정시켰습니다. 한달의 정리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3권의 책으로 정리를 마쳤습니다. < 생각하는 나무이야기 > < 나무편지 >< 분재인문학 >라는 제목을 나름 지어 보았습니다.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이 책을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하나님이 구름기둥으로 불기둥 으로 인도하셨던 것 같습니다.


책을 탈고하고 편집을 의뢰한 후 아들과 세번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을 하며 깨달았습니다. 아버지로서 묵직게 대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을...우린 이미 친구가 되었고 나는 기싸움에서 져 아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내어줄 수 밖에 없는 바보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힘, 아들은 아빠의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와 한달의 시간이 지나고 아들이 유학길에 나섰습니다. 하나님의 보우하심을 간구하며 아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며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아버지로서 해야 할 사명을 다하며 아들나무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겠다며 마음먹고 내려왔습니다 .


4개월이 지나 겨울방학이 되어 아들이 잠시 돌아왔습니다. 아들이 성장해서 돌아왔습니다. 기뻐야 하는데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났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 짧은 시간동안 그토록 변할 수 있었단 말인가. 얼마나 힘들었기에 얼마나 많은 결심과 각오로  자신과의 싸움을 하였기에 그토록 변할 수 있었던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춥고, 고독과 외로움으로 부딪치며 함께 싸워온 시간들. 정말 고맙다. 아들아, 정말 수고했다. 대견하다. 고맙다. 당연히 기뻐야 되는 일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부모로서 아버지로서 느끼는 마음은 이렇게 다른 것일까. 새삼 이제 부모가 되나봅니다. 글썽이며 고이는 눈물, 무엇인가 밀려오는 가슴은 아무것도 도저히  할 수 없었습니다. 짧은 열흘간의 방학이 지나 이틀 후면 또 떠나야 합니다. 아들생각 하다 세상에 나온 책중 마지막 권인 < 분재인문학 >이 1월초출간됩니다. 아들과 함께 쓴 책 세권이 모두 이 세상에 나옵니다.


나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씨앗입니다. 그 씨앗에 담긴 의미를 체험하며 나온 책입니다. 내가 풀면 내 아들도 풀 수 있음을 믿기에 오늘도 제 본분을 다하고자 합니다. 세권의 책을 모두 내어 놓고나니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에 짐을 내려놓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들을 출간하기 전에 아버지께 보여드려야만 했습니다. 생각하는 정원에서 출판한다는 것은 부친의 이름으로 나온 것과 다름없기에 보여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고를 다 보시고 아내와 아들에게 애비가 뭐라고 하면 말을 안하더니 뒤에 가서 글을 썼더구나 말씀하셨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제게는 잘 썼더구나. 하셨습니다. 원고 내용중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이 3권의 은 아버와 함께 쓴 책입니다. 아들이 나를 깨우고 아버지가 이끌고 밀어주며 함께 한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들을 이 세상 아버지아들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 생각하는 나무이야기 > < 나무편지>< 분재인문학 > 3권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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