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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정원 Feb 27. 2019

제주도 나무 < 생각하는 정원 >

[나무이야기] 생각하는 정원 글에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나무가 품격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몇 년이란 시간만 가지는 부족합니다.  비바람 풍상을 겪으며 흔들리 부러지며  오랜 시간을 지나 다듬어져야 어느 정도 품격을 갖추게 됩니다.  나무다운 품격을 갖추려면 몇 십년이란 세월이 지나야  격이 나오고 그 중 일부 나무는 예술성까지도 갖추게 됩니다.


생각하는 정원이란 나무도 이제 50년이란 세월을 지나며  줄기와 뿌리에 그 흔적들을 새겨 놓으며 성장한 것 같습니다. 그 옛날 황무지를 개척하던 시기, 중장비가 없어 딸따리로 돌을 나르던 시간들,  IMF시기의 부도, 경매되는 과정, 부자가 모든 것을 잃고 함께 떠났던 여행, 7년의 암흑과도 같은 시간들을 지나고 다시 서서 앞만 보고 달려온지 또 15년이 지났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충돌속에  아집도 있었고  아픔도 있었습다. 완성도에 따른 필요와 집착으로 많은 사람들과의 갈등도 고뇌도 있었습니다. 망국의 아픔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무너진 패자의 아픔을 간직하고 오랜 시간 인고의 시간보냈습니다. 수많은 자기반성과 침묵의 시간도 갖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곳은 단지 돈을 벌기위한 그런 곳이 아닌 아버지의 꿈과 삶 전체가 들어간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 아픈 상처들을 간직했던 이 나무가 그 상처들을 승화시켜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힘들었던 시간이 잊혀져 이제는 정원의 아픈 상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오히려 많은 관광객들은 어떤 돈 많은 부자가  분재를 사서 정원을 꾸며 놓고 자랑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참 진실을 이야기 안했더니 이렇게 왜곡될 수 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통과 아픔없이 성장할 수는 없나봅니다. 많은 사연을 가지고 그 고통의 시간들을 인내하며 성장한 나무이기에 이 나무가 펼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은 의미와 깊이를 보여주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성장시키며 떨어질 때는 세상에 좋은 씨앗을 전하며 의미있는 겨울을 보내며 한 해 한 해 성장해 나아가리라 생각됩니다.


눈에는 아름다운 정원이지만 아직도 아버지와 나무친구에게는 아픈 상처들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남아있는 그 상처들은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어서는 안된다경각심을 갖기위해 기록으로 남겨야 함을  알고 있습니다.


상처들은 남아 있지만 이제는 감사한 마음, 기쁜 마음으로 나무와 나무를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즐겨보겠습니다. 관심있게 보아주는 많은 분들의 혜안과 격려로 더 성숙한 나무가 되기위해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


                                            2019년 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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