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편지 출간이야기 ( 2.25 )
<생각하는 나무이야기>가 출간된 지 한 달의 시간이 조금 더 지났습니다. 정원에 있으며 30여년이란 세월동안 담담하게 써 온 소명적 결과물이었는데 책을 탈고한 후 편집과 제작과정을 거쳐 알리는 과정에서 실수들이 있었습니다.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번은 지인에게 책을 선물하니 부친이 글을 수정해주었는지를 물어와 얼굴이 화끈거린 적도 있습니다. 이 또한 나의 일면이려니 책을 출간하며 이렇게 또 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어느 날은 생각하는 정원으로 책에 대한 문의전화가 왔었다고 들었습니다. 본인은 80이 넘은 노인네라고 하시면서 강남 교보문고에서 우연히 <생각하는 나무이야기>를 사서 읽고 정말 감동하셨답니다. 책 날개에 보니 <나무편지> 책이 더 있는 것 같아 이를 사고 싶어 교보문고에 찾아보니 없어서 정원으로 직접 전화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무편지>는 당시 출간 전이라고 안내드렸답니다. 이 내용으로 편집자와 문자를 나누다 편집자께서 이런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책의 파급력은 미약하고 느리면서도 의외로 파장이 크기도 합니다. 실장님 책에는 진정성이 크기에 더디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으로 다가가리라 생각합니다.”
책 출간은 사람을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며 추운 듯 봄인 듯 혼란케 하는 2월 제주의 봄처럼 마음을 어지럽게 합니다. 그러나 겨울눈이 부풀어 오르며 봄을 맞이하려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 혼란중에 다가오는 변화들을 몸으로 마음으로 받아들여 보려 합니다. 서점의 신간도서 매대에서 본 기쁨도 잠시, 몇 주 만에 서점 어느 구석 모퉁이로 자리를 옮긴 <생각하는 나무이야기> 책을 바라보며 나무가 주는 가장 큰 깨달음은 역시 내려놓는 것, 버리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바짝 마른 등나무가 가지 끝을 세우고 봄비에 젖은 돌담조차 수분을 머금어 여유가 생기고 움추렸던 것들이 풀리기 시작하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 첫 책이 출간된 지 한 달의 시간이 지나는 지금, 정원을 돌아보며 매화꽃 동백꽃의 향내를 맡으며 봄이 주는 희망과 평정심을 찾고 다시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