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피릿 Apr 09. 2020

운동선수의 체중감량

단기간 다이어트

체급의 제한이 있는 스포츠 종목의 선수들은 체중을 맞추기 위해서 단기간 동안 급격한 감량을 합니다.

특히 투기종목의 경우 감량 과정 중에 종종 선수가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할 만큼의 극한의 프로그램을 수행하며, 감량의 폭 역시 원래 체중의 10%를 훌쩍 넘길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경기 당일이 되면 다시 급격히 커진 체격으로 등장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요.

과연 운동선수들은 어떻게 짧은 시간 동안 체중을 고무줄처럼 조절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일반인들은 운동선수들도 체중을 줄일 때 체지방을 꾸준히 감량하는 '다이어트'를 통해 계체량을 통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기 준비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는 메이저 단체에 소속된 선수가 아닌 이상 체지방의 감량은 체중 조절에 있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며, 애초에 운동선수들은 절대적인 체지방의 양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엄청난 체중감량의 비밀은 바로 저장된 에너지인 글리코겐과 우리 몸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수분에 있습니다.


탄수화물(당)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은 근육과 간 등에 저장됩니다.

성별 및 신체발달 정도에 따라 개인차가 크지만 일반적인 70kg 성인 남성의 경우 약 2000kcal 내외의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글리코겐을 체내에 저장할 수 있다고 보는데 이것을 무게로 환산하면 약 500g 정도입니다.

글리코겐은 약 3배가량의 수분과 함께 저장되므로 일주일 정도 식이를 조절하여 체내 글리코겐을 비우면 2kg 정도의 체중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근육량과 글리코겐 저장량은 비례하고, 운동선수는 근육이 더욱더 발달하였을 테니 감량의 폭 역시 상대적으로 큽니다.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는 저탄고지 다이어트 초기에 체중이 더욱 감소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인체의 50-70%를 구성하는 수분은 체중감량에 있어 글리코겐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가집니다.

체내 수분 보유량은 글리코겐과 마찬가지로 근육량과 비례하므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많으며,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훨씬 더 많습니다.

수분의 조절은 비교적 단기간에 걸쳐 이루어지지만 체중이 감소하는 속도는 매우 빠르고, 양이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로 평소에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하여 배출이 잘 이루어지는 상태를 유도했다가 본격적인 감량 기간이 되면 수분 및 체내에서 수분을 보유하도록 만드는 나트륨의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고, 운동을 통해 땀을 배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과거에는 전문가의 처방 없이 이뇨제를 남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제한된 영양 공급 상태에서는 그 자체로 효율이 낮고, 수분 배출을 저해하는 염증을 발생시킬 수 있는 고강도 운동보다는 유산소 운동을 주로 활용하며, 시합을 위한 컨디셔닝에 집중합니다.

오히려 무기질이 없는 정제수를 섭취해 체내 전해질 농도를 떨어뜨려 수분 배출을 더욱 촉진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운동선수가 체급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체중감량을 해야 할 경우 스케줄에 맞춰 식단과 운동량을 조절하는 다이어트를 시작하되 물은 충분한 정도 이상을 마십니다.

목표는 글리코겐과 수분을 비워냈을 때 딱 계체량을 통과할 수 있는 정도의 체중입니다.

예를 들어 저의 현재 체중이 85kg이고, 한 달 후 75kg을 맞춰야 하며, 단기간에 비워낼 수 있는 글리코겐과 수분의 양이 6-7kg 정도 된다면 약 3-4kg 정도를 다이어트를 통해 여유 있게 조절하다가 계체량 전 일주일 가량 집중하여 글리코겐과 수분을 최대한 배출해 75kg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다이어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고, 평소 체중관리가 잘 되어 있다면 굳이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짧은 시간 내에 상당한 양의 체중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운동선수들의 단기간 체중감량 비법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운동선수의 감량은 체중이라는 숫자를 맞춰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일 뿐 건강이나 미용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형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식이장애 폭식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