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치 Feb 06. 2018

두유 워너 셀럽파이브?

07

어쨌든 오아시스가 있다는 건 축복이겠지.

작은 정글.

작은 숲.

작은 오아시스.

살아갈 기운을 주는 사랑스런 그들을 위해.

_유시진, 그린빌에서 만나요      






"고모, *** 알아?"

"그럼, 알지."

"그중에 누가 제일 좋아?"



최초의 아이돌을 제임스 딘이라고 알고 있는(확인할 길은 없지만) 곧 화석화될 인간에게는 적절치 않은 질문이었다 싶다. 영화 속 주인공에 대한 팬심의 기억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무려 <다이하드>였으니(그것도 1편)... 아이돌 그룹의 사진을 스마트폰 바탕화면과 카톡 프로필에 깐 조카와의 대화가 길게 이어질 리 만무했다.


크리스마스가 되기 한 달 전부터 두근두근했던 마음은 언제 사라졌나 돌아올 조짐이 보이지 않고. 대부분의(혹은 대부분이 기대하는) 인생의 수순에서 벗어나 버린 지 좀 되고 나니 신기한 일도 가슴 뛸 일도 뜸해졌다(전혀 원치 않은 사건사고로 가슴 뛸 일은 많아지고 있다는 게 문제).

그러다 가끔, 어쩌다 한 번씩 예상치 못한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이번엔 너다!).

습관적으로 포털을 끄적이다가 발견한 셀럽파이브. 이토록이나 유쾌하고 진득한 걸그룹이라니! 간만에 찾은 건수를 놓칠 수 없어 포털과 유튜브를 하루 종일 뒤졌다.


어쩌면 어느 심리학자의 말처럼 2002년 월드컵 때와 같은 흥분과 기쁨을 매일 느끼려고 하는 것이 문제 같기도 하다.

'반전세 4천에 60'에 살지언정 그 속에서 행복(이거만큼 알 수 없는 단어도 없겠지만)을 찾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하루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어제보다 더 쎈 자극을 찾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 언젠가 오게 될까?

뚝뚝 떨어지는 빗소리에 자꾸 센치해진다. 바닥으로 가라앉는 날이 점점 많아지는 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준 흥 많은 이 다섯 언니들(모두 언니는 아니라오)을 앞으로도 TV 화면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궁극의 달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