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호] 2025년, 무엇을 배우셨나요?
연말이면 항상 생각나는 책이 있다.
100 인생 그림책. 그 책의 시작이 '당신은 올해 무엇을 배우셨나요?' 라는 질문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만난 후, 매년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 써보는 습관이 생겼다.
올해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나는 간혹 이 주제로 글감을 제시하거나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기능적인 것들을 상기하는 분들이 많다. 올해 어떤 공부를 했다는 식이다. 운전이나 수영, 악기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 했다며 아쉬워하는 분도 간혹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한 해 동안 배운 기능이 왜 한 가지도 없겠는가, 또 한 해 동안 내가 배운 정의적인 것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2025년, 한 해를 돌아본다. 정말로 까마득한 한 해였다.
작년 이맘 때, 덜덜 떨며 뉴스를 보았다. 4월이 올 때까지 어떤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냈는지 말로 하기 어렵다. 나의 일상이 온전히 나의 것일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 그 겨울 처음 거리에 나가 언 땅에 앉아 촛불을 들었다. 내가 합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합리가 아닐 수 있다는 점. 모두를 관통하는 이성과 도덕이 없다는 사실을 내 책방에 앉아서 경험했다. 두려웠다. 요즘도 가끔 느끼는 기분이다.
작년 겨울 밤을 새며 뉴스를 보던 그 날부터 나는 모종의 부끄러움을 시도때도 없이 느낀다. 역사에 무임 승차하지 말라는 누군가의 말이 나를 쳐다본다. 부끄럽다, 두렵다. 마흔여섯 해를 꽉 채워 살다보니 이런저런 경험이 있지만, 그래도 좋은 시절에 태어나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았구나 생각했다 감사한 분들이 많았다.
여전히 일정 부분 눈을 감고 살고 있지만 뭔가 해야할 때라는 생각이 들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부끄러움이, 감사함이 몸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일상으로 돌아와 점점 무뎌지고 있지만 늘 한쪽은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 한편 덕분에 하루하루가 선물 같은 요즘이다. 나는 살면서 올해 가장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살아볼까 한다. 선물 같은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졌다.
2025년, 그 무엇보다 감사를 배웠다.
한 번 첨부한 동영상은 왜때문에 삭제가 안 되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