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살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내가 살 물건의 가격대를 정하는 것이다. 물건의 가격대가 정해지면 나에게 가장 적합한 물건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를 비교해보고, 최종적으로 장바구니에 남은 물건을 구매한다. 이는 세상 모든 상품에게 해당되는 과정일 것이다. 천 원짜리 단위뿐 아니라 천만 원짜리 단위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를 살 때의 비교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 비교 과정에는 가격 비교도 들어가고, 자동차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과정인 '시승'도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가격은 구매를 결정짓는 데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 간혹 가격을 비교하다 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저렴한 차도 있고, 생각보다 비싼 차도 있다. 이 과정에서 "국산차가 생각보다 비싸구나"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견적을 내봐도 그럴까?
국산차에겐 큰 장점이 존재한다. 비록 제조사가 이 심리를 이용해 패키지 옵션을 통한 일명 '옵션 장난'을 하기도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지와 선택권을 부여받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다. 모든 옵션을 넣다 보면 실제로 수입차 가격과 맞먹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이 자신에게 필요한 옵션과 트림을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일명 '중간 트림, 중간 옵션'이 일반적인 소비 패턴으로 구매를 결정한다.
간혹 풀옵션 가격만을 두고 수입차 가격과 맞먹는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요즘에는 중간 트림, 중간 옵션의 국산차 가격도 수입차와 비슷한 경우가 있다고 한다. 수입차 가격을 살펴보기 전에 대표적인 국산차 세 종의 풀옵션 가격과 중간 가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랜저 풀옵션 5,030만 원
중간 옵션 약 3,988만 원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인 '그랜저'다. 우선 풀옵션 가격부터 살펴보자. 그랜저 최상위 모델은 3.3 가솔린 캘리그래피 트림이다.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기본 가격만 4,383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10만 원짜리 외장 컬러, 파노라마 선루프, 빌트인 캠,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모든 옵션은 선택하면 275만 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취득세 등 기타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종 가격은 약 5,030만 원이 된다.
중간 가격을 살펴보자. 가장 많이 팔리는 2.5 가솔린 모델 중 가장 낮은 프리미엄 트림을 선택했다. 기본 가격은 3,303만 원이고, 여기에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현대 스마트 센스, 18인치 알로이 휠과 타이어, 디지털 계기판 및 앰비언트 무드램프 등이 포함되어 있는 플래티넘 플러스 패키지를 추가했다. 이렇게 옵션 비용이 392만 원이 추가되었고, 취득세 등 기타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종 가격은 약 3,988만 원이 된다.
셀토스 풀옵션 3,620만 원
중간 옵션 약 3,050만 원
셀토스 풀옵션 가격은 다음과 같다. 우선 1.6 디젤 사륜구동 그래비티 트림이 가장 비싸다. 기본 가격이 2,915만 원이다. 여기에 드라이브 와이즈, 하이테크, 하이컴포트+가죽시트+브라운 인테리어, BOSE 프리미엄 사운드 팩, 선루프 등을 포함하면 471만 원이 추가된다. 취득세 등 기타 비용을 포함하면 셀토스 풀옵션의 가격은 약 3,620만 원이 된다.
중간 옵션 가격도 살펴보자. 1.6 터보 가솔린 사륜구동 프레스티지 트림의 기본 가격은 2,425만 원이다.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 옵션을 모두 선택해보았다. 드라이브 와이즈, 스타일, 컴포트, 10.25인치 UVO 팩, 하이패스 자동 결제 시스템 등이었다. 이렇게 되면 432만 원이 추가되고, 최종적으로 3,050만 원 정도가 나온다.
투싼 풀옵션 4,160만 원
중간 옵션 약 3,640만 원
투싼도 풀옵션 가격이 상당했다. 우선 가장 비싼 모델은 2.0 디젤 사륜구동 인스퍼레이션 트림으로, 기본 가격이 3,567만 원이다. 여기에 빌트인 캠, 파노라마 선루프 + LED 실내등, 플래티넘 IV 옵션을 모두 선택하면 329만 원이 추가된다. 취득세 등 기타 비용을 포함한 풀옵션 모델의 최종 가격은 약 4,162만 원이 된다.
중간 가격도 살펴보다. 1.6 터보 사륜구동 프리미엄 트림의 가격은 2,837만 원이다. 여기에 멀티미디어 내비 II, 인테리어 디자인 II, 익스테리어 II, 현대 스마트 센스, 플래티넘 I 등을 선택하니 574만 원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렇게 최종 가격은 약 3,640만 원이 되었다.
싼타페 풀옵션 5천만 원
중간 옵션 약 4,260만 원
싼타페는 그랜저만큼 비쌌다. 풀옵션 가격이 5천만 원이다. 가장 비싼 모델은 2.2 디젤 사륜구동 캘리그래피 트림으로, 기본 가격이 4,275만 원이다. 여기에 8만 원짜리 외장 컬러, 빌트인 캠, 파노라마 선루프+LED 실내등, 파킹 어시스트 플러스 II, 플래티넘 III, 크렐 사운드 시스템을 선택하면 421만 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렇게 해서 풀옵션 모델의 최종 가격은 약 5천만 원이 된다.
2.5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 사륜구동 프레스티지 5인승 트림의 기본 가격은 3,593만 원이다. 여기에 현대 스마트 센스 II, 파킹 어시스트 플러스 I, 디자인 플러스 등을 선택하니 397만 원이 추가되었다. 취득세 등 기타 비용을 포함한 중간 옵션 모델 가격의 최종 가격은 약 4,260만 원이 나왔다.
'제타'부터 시작된
파격적인 가격 정책
오늘은 폭스바겐의 국내 출시 가격에 대한 내용이 중심이다. 최근 신차 가격으로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설명드린 국산차 가격은 내용 이해를 돕는 참고 자료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폭스바겐에게 '저렴하다'라는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시켜준 차는 '제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제타는 크기가 꽤 커졌고, 옵션 사양도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최대한 반영했다.
사실상 최상위 트림을 구매해야 거의 모든 옵션을 누릴 수 있다고 판단을 했었는데, 최상위 트림의 가격도 2,986만 원으로, 3천만 원을 넘기지 않았다. 여기에 현금 할인 약 240만 원 정도가 더해졌고, 취득세 등 기타 가격까지 고려하면 최종 가격은 약 3,260만 원이 된다. 이 덕에 사전계약 및 초도 물량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티록'까지 3천만 원 초반
디젤 엔진 단점까지 커버
사실 '제타'까지만 가격으로 승부를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티록'은 출시 전부터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가 디젤 모델만 들여온다는 것이었는데, 최근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도 디젤 모델만 판매하는 브랜드들이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었다. 푸조시트로엥은 물론이고, '아테온'마저 디젤 모델만 들여온 폭스바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최근 디젤 모델만 판매한다는 것을 비판하던 의견마저 뒤집어지게 되었다. 티록의 가격이 2천만 원 대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제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분들이 잘 따져봐야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할인 가격을 더했을 때, 그리고 취득세 등 기타 비용을 제외했을 때 2천만 원대라는 가격이 나온다. 국산차 가격을 모두 취득세 포함 가격으로 설명했으니, 공정하게 티록 역시 같은 조건으로 살펴보자.
티록은 국내에 2.0 디젤 모델이 출시되었고, 트림은 스타일,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기본 가격은 스타일 3,008만 원, 프리미엄 3,288만 원, 프레스티지 3,371만 원이다. 여기에 프로모션이 추가되는데, 스타일 591만 원, 프리미엄 646만 원, 프레스티지 662만 원 등이다. 프로모션 적용 가격은 영업사원 및 딜러사마다 다를 수 있다.
기본 가격과 프로모션 가격만 본다면 2천만 원대가 되지만, 국산차처럼 취득세까지 포함하면 3천만 원 초반이 된다. 스타일 약 3,210만 원, 프리미엄 약 3,510만 원, 프레스티지 약 3,600만 원이다. 옵션 사양을 살펴봐야겠지만, 우선 가격만 본다면 프레스티지 트림은 조금 비싸게 느껴지고, 프리미엄 트림까지는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느껴진다. 셀토스 풀옵션 가격이 약 3,620만 원이고, 중간 가격이 약 3천만 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 차이가 국산차와 크지 않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입차는 부자들만 타는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국산차를 주로 타는 소비자들이 수입차로 넘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꽤 큰 용기가 필요했다. 수입차의 진입장벽이 높았고, 이 얘기는 즉, 국산차와의 가격 차이도 많이 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에는 마냥 그렇지만도 않다. 제네시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은 벤츠와 BMW도 함께 고민하고, 대중적인 브랜드 중에도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는 것을 느낀다. 수입차와의 가격도 국산차에 옵션 몇 가지만 더하면 나오는 친근한 가격이 되어버렸다. 이쯤에서 질문이 하나 떠오른다. 국산차가 비싸진 걸까, 수입차가 저렴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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