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플래그십
기아의 플래그십 대결
경쟁 모델을 비교하는 것만큼 설레면서 긴장되는 건 없다. 실제 이 차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구매까지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와닿을 것이다. 오늘은 제네시스 G90과 기아 K9을 비교해보려 한다. 최근 K9이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공정한 대결이 성사될 수 있었다. 두 차 모두 풀체인지를 앞두고 마지막 페이스리프트를 했기 때문이다.
플래그십 모델은 매우 중요하다. 제조사의 기술력과 제조사의 이미지, 제조사의 상징과 같은 것들을 모두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현대차의 모든 기술력을 집어넣은 차가 G90이고, 기아차의 모든 기술력을 집어넣은 차가 K9이라는 것이다. G90과 K9의 비교, 그리고 1,100만 원 할인해 준다는 G90의 숨은 이야기까지 살펴보자.
G90과 K9
두 차 모두 F/L 모델
두 차는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것 외에도 공통점이 매우 많다. 같은 차체를 쓰는 것뿐 아니라 심장도 같은 걸 쓴다. 그리고 풀체인지 모델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는 것도 동일한 조건 중 하나다. 우선 G90은 2018년 11월에 출시된 EQ900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디자인을 바꾸면서 이름까지 바꾼 경우다.
G90에는 제네시스의 새로운 패밀리룩이 가장 먼저 적용되었다. 제네시스의 디자인 패턴으로 자리 잡은 지 매트릭스를 비롯해 신차 수준으로 바뀐 외장 디자인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었다. 실내는 내장 소재 고급화, 디테일이 변화된 디자인 등이 변화 포인트였다. 이 외에 내비게이션 무선 자동 업데이트, 지능형 차량관리 서비스, 차로 유지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도 강화했다.
G90은 수평적인 구조의 실현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차량 전체에 수평적인 캐릭터 라인이 적용되었고, 이를 통해 더욱 안정적인 자세를 구현했다. 비록 "슈퍼맨 속옷"과 같은 별명이 붙기도 했으나, 지금은 호평을 받고 있는 현행 G80과 GV80 디자인의 시초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K9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지난 15일에 출시를 알렸다. G90보다 3년 정도 늦게 페이스리프트 된 것이다. 기아차는 신형 K9에 첨단 주행 신기술을 적용하고 최적의 승차감과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확보했으며, 탑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대거 탑재했다고 소개했다. G90과 마찬가지로 외관 디자인은 신차 수준으로 바뀐 것이 특징이다.
전면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V자 형상의 크롬 패턴을 적용했고, 좌우 수평으로 리어 램프를 연결하여 와이드 한 느낌을 살린 후면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실내에는 시트 허리받침 및 쿠션까지 퀼팅 패턴이 확대되었고, 우드 소재와 다이아몬드 패턴 컨트롤러 등을 통해 부분적인 개선을 이뤄냈다.
기아차는 이 외에도 세계 최초로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이 적용되었다고 강조했으며, 기아차 최초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한 것 또한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13.5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 클러스터 및 헤드업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이 신규로 적용되었다.
파워 트레인과 크기
제원상 수치 비교해보니
앞서 언급했듯 두 차는 꽤 많은 게 닮아있다. 대표적인 것이 파워 트레인이다. 두 모델 모두 3.8 모델이 존대한다. 오늘의 비교 대상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G90 3.8 가솔린 모델은 315마력, 40.5kg.m 토크를 발휘하는 3,778cc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자동 8단 변속기를 장착한다. 공인 복합연비는 8.1km/L에서 8.9km/L다.
K9은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파워 트레인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최근 그랜저, K7, 싼타페 등 다른 페이스리프트 모델들이 보여준 행보와 조금 다르다. 이 때문에 G90과 동일한 엔진과 변속기를 장착한다. 배기량, 출력, 토크 등 모든 수치가 동일하며, 공인 복합연비만 8.3km/L~9.0km/L로 차이를 보인다.
같은 차체를 쓰지만 크기 제원에서는 조금 차이를 보인다. 두 차 모두 플래그십 모델답게 크기만큼은 모두 컸다. G90 3.8 모델의 크기 제원은 길이 5,205mm, 너비 1,915mm, 높이 1,495mm, 휠베이스 3,160mm다. 공차중량은 트림 및 옵션에 따라 2,020~2,120kg으로 나뉜다.
K9의 크기 제원은 길이 5,140mm, 너비 1,915mm, 높이 1,490mm, 휠베이스 3,105mm이다. 공차중량은 트림 및 옵션에 따라 1,930~2,010kg으로 나뉜다. 길이와 높이, 휠베이스 수치 모두 G90보다 작다. 무게도 G90보다 가볍다. 다만, 너비는 두 차 모두 동일하다.
꽤 많이 차이 나는 가격 범위
최대 3,600만 원까지 차이
마지막으로 가격 범위다. G90 3.8 가솔린 모델의 최하위 트림 가격은 7,970만 원, 최상위 트림의 가격은 1억 1,257만 원부터 시작된다. 옵션 비용은 트림에 따라 최대 992만 원까지 발생하며, 취득세 등 기타 비용은 최대 908만 원가량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G90 3.8 가솔린 모델의 최저 실구매 가격은 약 8,520만 원, 최고 실구매 가격은 약 1억 2,620만 원이 된다.
K9 3.8 가솔린 모델의 최하위 트림 가격은 5,694만 원, 최상위 트림 가격은 7,927만 원이다. 옵션 비용을 트림에 따라 최대 1,374만 원까지 발생하며, 취득세 등 기타 비용은 최대 646만 원까지 발생한다. K9 3.8 가솔린 모델의 최저 실구매 가격은 약 6,140만 원, 최고 실구매 가격은 약 8,970만 원이다. 최고 실구매 가격을 기준으로 약 3,600만 원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G90 1,100만 원 할인"
말에 숨은 실체 확인해보니
사실상 받을 수 없는 할인
항간에는 G90이 무려 1,100만 원이나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알아보니 재고 할인 조건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올해 2월 생산은 4%, 1월 생산은 5%, 2020년 12월 이전 생산은 7%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차량 가격 기준으로 매겨지는 할인율이기 때문에 트림이 높고 옵션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실제로 가장 비싼 5.0 가솔린 모델 프레스티지 리무진 트림에 모든 옵션을 더하면 실구매 가격으로 1억 6,214만 원 정도가 나온다. 20년 12월 이전 생산 할인 비율인 7%을 적용하면 1,132만 원 정도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자동차를 많이 사보신 분이라면 사실상 받을 수 없는 할인이라는 것을 눈치채셨을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차 같은 경우 대부분의 차종들이 판매가 좋기 때문에 20년 12월 이전 생산분이 남아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꽤 큰 가격 차이
'제네시스' 중요하지 않다면
K9도 합리적인 선택이다
오늘의 결론이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대부분이 중간 트림, 중간 옵션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격대를 설정한다. G90과 K9의 경우 생각보다 가격 차이가 크다. '제네시스'라는 이름값이 중요하다면 K9 중간에서 중상위 가격대 정도로 G90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제네시스'라는 이름값이 중요하지 않다면 K9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기본 가격 범위 자체가 차이가 큰 것과 다르게 옵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같은 차체, 같은 파워 트레인을 쓰는 만큼 조건도 비슷하고, 사실상 이름과 브랜드, 그리고 생김새만 다르다. K9은 뒷자리도 충분히 넓고, 차체가 G90보다 작아 운전하기도 비교적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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