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에 대한 반응들
지프가 발표한 신차의 티저 이미지인 줄 착각할 수도 있다. 최근 다시 부활한 허머의 신차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위에 보이는 사진은 수입차 브랜드가 아닌 국산차 브랜드가 공개한 티저 이미지다. 현대차가 드디어 지프 형태의 SUV 개발에 뛰어든다 생각하면 오산이다. 위 사진은 쌍용차가 직접 공개한 것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최근 쌍용차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라며 공개한 차는 영락없는 코란도였다. 이 말은 즉 지프형 코란도가 아닌 티볼리를 닮은 도심형 SUV라는 것인데, 역시나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면 사진에 있는 저 멋있는 신차는 대체 언제 출시한다는 걸까? 오늘은 쌍용차가 최근 공개한 '코란도 이모션'과 앞으로 출시될 쌍용차의 신차를 들여다본다.
코란도 기반으로 만든
순수 전기차 '이모션'
디자인 때문에 갑론을박
쌍용차가 코란도를 기반으로 만든 순수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공개했다. 쌍용차는 이 차를 공개하면서 생존 의지도 함께 내비쳤다. 보도자료 첫 줄부터 "쌍용차는 생존 의지가 담긴 강도 높은 자구안 가결에 따른 후속 조치로 미래 준비를 위한 신차 개발에 본격 나선다"라는 내용이 쓰여있다. 그중 첫 번째 타자가 바로 '코란도 이모션'인 것이다.
코란도 이모션은 프로젝트명 'E100'으로 개발해온 쌍용차의 첫 전기차다. 쌍용차에 따르면 코란도 이모션은 코란도 브랜드 가치 계승은 물론 전기차와 역동성의 조합으로 고객의 감성에 충실하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내연기관 코란도를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공간과 활용성도 같다고 보면 되겠다.
패밀리룩이 잘못인가?
왜 유독 코란도만
비판의 목소리가 강한가
야심 차게 내놓았고, 나름 의미도 있는 신차다. 쌍용차 최초의 전기차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또 티볼리냐"부터 시작해서 "코란도의 명성은 이제 사라졌다"라며 비관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 제조사에게는 패밀리룩만큼 중요한 게 없다. 패밀리룩이 곧 그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그런 의미에서 패밀리룩이 매우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쌍용차'하면 '티볼리'가 떠오르는 시대이고, 그러한 티볼리의 디자인을 모든 차종에 적용하고 있다. 심지어 '소볼리', '중볼리', '대볼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이건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티볼리의 패밀리룩이 모든 모델에 잘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별명이 나쁜 것만도 아니다. 현대차도 비슷한 별명이 있다. '코나 소-중-대'라는 별명이 현대차에게 존재한다. 코나를 시작으로 팰리세이드, 싼타페 모두 현대차의 새로운 SUV 패밀리룩을 적용받으면서 생긴 별명이다. 그런데 유독 쌍용차, 그중에서도 코란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다. 어쩌면 현대차의 그랜저 디자인이 공개되었을 때 비판의 목소리가 강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일 수도 있겠다.
'코란도'라는 이름은 단순히 모델명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다. '코란도'는 하나의 브랜드다. 지금의 쌍용차를 SUV 전문 브랜드로 인식하게 해주었으며, 국산 SUV하면 코란도가 떠오를 정도다. 한국산 지프 형태의 SUV, 정통 오프로더 하면 코란도가 고유명사처럼 떠오른다. 그러나 지금의 코란도는 '코란도'라는 이름보단 '중볼리'라는 별명만 떠오른다. '코란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코란도스럽지 않다는 말이다.
만약 '현행 코란도는 현재의 쌍용차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한다면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코란도는 코란도만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들어온다면 '그렇다'라고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소비자들의 지프형 코란도 부활 목소리와 연결된다. 만약 현행 코란도가 '그랜드 티볼리', 혹은 그 외의 다른 이름으로 출시되었다면 비판의 목소리가 덜 했을 수도 있다. 오히려 패밀리룩을 잘 살렸다고 칭찬을 받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코란도'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많았고, 현행 코란도를 부정하면서 지프형 코란도를 부활시켜달라는 목소리만 증폭된 것이다.
하필이면 다른 제조사들은
레트로 디자인 열품에 응답
"지프 형태의 SUV는 요즘 소비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라는 반박이 많았다. 실제로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쪽에 더 무게가 실렸다. 지프 형태로 나오게 되면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것이고, 레트로 디자인은 곧 오늘날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디자인을 재현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소비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또, 요즘 대세는 오프로드를 위한 정통 SUV가 아니라, 실용성을 강조하는 도심형 SUV가 대세라는 점도 한몫했다. 특히, 쌍용차 입장에선 더욱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몇 년째 적자만 기록하다가 티볼리로 재도약을 노릴 수 있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을 티볼리 덕에 쌍용차가 휘어잡을 수 있었고, 쌍용차는 이것이 곧 시장을 돌파할 수 있는 무기라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도심형 SUV'가 마냥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은 하수의 예측에 불과했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레트로 열풍에 응답하기 시작했고, 직접 판매까지 나섰다. 요즘 사진만 등장하면 떠들썩한 포드 브롱코는 사전 계약 건수만 23만 대에 달했다. 1억 원을 호가하는 허머 EV도 사전계약 10분 만에 1만 대가 매진되었다. 랜드로버는 레트도 감성과 현대의 기술을 접목하여 디펜더를 출시했다. 비록 콘셉트카에서 멈춘 상태지만, 현대차는 포니 전기차를 작품으로 내세웠다.
아마 레트로 디자인 요구를 가장 많이 받은 게 쌍용차일 것이다. 코란도라는 멋진 지프 형태의 SUV를 만들었던 회사인 만큼 기대한 소비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행 코란도의 모습과 레트로 디자인 열풍이 맞물리면서 오히려 비판 목소리만 키웠다. 현행 코란도는 개발비로만 3,800억 원이 들었다. 아마 현행코란도를 개발할 때 레트로 디자인으로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적어도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소리는 듣지 않았을 것이다.
쌍용차는 어쩌면 티볼리의 성공만 바라본 것일 수도 있다. 티볼리가 소형 SUV 시장을 주름잡던 시절도 이젠 다 갔다. 쌍용차를 흑자로 전환시켜준 해는 고작 한 해에 불과하다. 지금의 소형 SUV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다시 주름잡기 시작했고, 티볼리는 경쟁 모델에 밀려 몰락하고 말았다.
성공 신화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반면 코란도는 '한 해'가 아니라 '한 시대'를 주름 잡던 차다. 티볼리의 영광을 이어가려던 전략은 결국 코앞만 본 하수의 전략이라는 비판을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도심형 SUV 시장은 이미 렉스턴과 티볼리에게만 맡겨도 충분했다. 쌍용차는 '코란도'라는 이름을 지킬 필요가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와 거리가 멀었다.
'이모션'은 시작일뿐
기다림 끝에 지프 형태의
신차 출시 예고한 쌍용차
모든 이들이 뒤돌아서려던 찰나, 쌍용차가 반가운 소식 하나를 전했다.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 보도자료에 다른 차에 대한 예고도 함께 실었다. 위 사진에 보이는 티저 이미지를 단순히 재미로 넣은 것이 아니다. 위 사진에 있는 차는 쌍용차가 향후에 출시할 신차를 암시한다. 쌍용차는 중형 SUV인 'J100'을 2022년에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디자인은 쌍용차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헤리티지인 강인하고 안전한 SUV를 본질로 두고, 새롭고 모던한 정통 SUV 스타일링을 구현한다고 한다. 쌍용차가 드디어 그렇게 말 많던 '지프형 SUV 부활' 요구에 응답한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SUV 전문 브랜드로서의 성격에 부합하는 강인함을 주제로 하여, 디자인 비전 및 철학을 새롭게 정립하고, 역사와 실력 있는 브랜드로 계승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리 멀지 않았다. 2022년, 드디어 쌍용차 다운 진짜 SUV가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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