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쓰는 재미
중독하면 한 중독 하는 나는
데이터 빵빵한 시절 핸드폰 중독으로
거북목과 왭쇼핑으로
피폐해진 시간속에 허우적대며 살고 있었다.
어느달은 이상한동영상때문에 요금 폭탄을 한번 맞은 후 억울함을 누를길없어
통신사에 사기를 당한
기분을 느끼며 지나간 나의 청정 했던
시간을 찾기 위해
데이터 고갈된 별로 이주 선언을 했다.
34요금제 700메가로 간당간당 살아가는별!
아끼고 아끼며 최대한 필요한 만큼 만 쓴다.
전략을 잘 짜서 최대한 경제적으로
써야한다 .
집에서는 최대한 핸폰 안하려고,
무선을 끊어 버렸다.
퇴근 후 핸폰은 가급적 꺼놓고 지낸다.
그래도 아침 눈 뜨자마자 ,
제일먼저 손에 붙여 놓고
사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겼다.
월 초에 사무실에서 와이파이를 꺼놓고 동영상보다가
데이터가 다 날라가 버렸다.
이틀만에 데이터를 다 쓰고 29일을
버텨야하는 시련이 찾아왔다.
혹독한 중독의 금단현상을 겪었지만,
끝끝내 한달동안 충전버튼을 누르는유혹을
이겨낼 수 있었다 .장하다 오리!
십원 한푼도 통신사에 줄 수 없다는
원칙앞에 나를 올인 할때면,
나라는 인간이 참 쪼잔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른 일에 좀 의지를 불태우면 좋으련만,
꼭 이런 일에 강한 집중력을 보인다.
밖에서 지하철도 안되고 인터넷이 배고프면
충전버튼 대신에 까페에 들어가 비싼 음료를 지불하면서,
인터넷을 하다가 실소를 터트릴때가 있다.
나에게 주어진 데이터700메가 바이트는 마치
나의 운명 같은 처절함이 느껴져서....
한달을 그렇게 까페에다 돈을 뿌리기도 하고,
지하철 안에서 주로 글을 쓰곤했다,
마감에 쫒기듯이 몇 정거장 가기 전에
글을 완성해야 된다는 긴박감으로
글을 쓰다보니 의외로 편한시간 편한장소 보다
글을 더 잘쓰게 된다는 사실을 덕분에
알게 됐다 . 짧고 긴박한 순간에 거짓 없고 순수한
꾸밈없는, 진솔한 글이 튀어 나온다는 사실!
집중해서 글 쓰다가 , 정거장도 몇번 지나치고... 다리가 좀 고생했다.
월말에는 핫스팟 쓰는 동료에게 구걸해서
얻어 쓰는재미도 쏠쏠하고
휴일에는 먼길 걸어 도서관에서 맘껏 쓰고
책도 볼 수 있다.
데이터가 고갈된별에서 사는게 익숙해지니,
모자람에서 오는 새로운 소소한 즐거움이 솔솔하다.
아침이다. 데이터가 고갈된 껌껌한 별에
환하게 불이들어왔다. 충전 첫날이다.
아침부터 이리설랠수가 있나!
핸드폰을 처음 개통 할 때 바로 그 느낌이다.
이번달은 꼼꼼하고 야무지게 써서
데이터가 고갈된
나의별 어둡게 만들지말아야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