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끼 Jun 14. 2018

위로가 힘이 될때

마음을 다해 들어주는것

할머니는 말기암 환자 였다.

하루 하루 죽을날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도 찿아오지 않는 병실에서 지난날의 기억은

죽음보다 더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평생을 어머니를 돌보며 혼자서 살아온 세월동안

할머니의 어머니는 남동생에게 전재산을 남기고

돌아 가셨다.  그녀에게 남긴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평생을 남동생만 편애했고, 할머니에게는 아무런 사랑도

주지 않고 늙은 몸둥아리만  의탁 했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봄날의 꽃들의 노래도,

푸른하늘도,  싱그러운 바람도 할머니의 마음속

분노를 녹이지 못했다.  할머니는 불행한 마음을 안고서

죽어가고 있었다.


아흔 아홉 마리의 양을 두고  길잃은 한마리 양을

찾으라는 말처럼 길 잃은 어린양인 한사람이

또 다른 한마리의 양을 찾아서 호스피스병동을

들어섰다.

먹장 구름이 낀 것처럼 표정이 어두운 할머니의

얼굴 속에는 암의 고통도 두려움도 아닌 원망의

고통으로 가득했다.

할머니의  손은 따뜻했지만  마음은  차가웠다.


자기 어머니가 남동생만 사랑하고 자신은 미워 했다고.....


업신 여기기만 했다며 ...

벌써 돌아가시어  이 세상에 없는 어머니  원망만 했다.


그렇게 이세상에 없는 어머니 얘기만 하고 또 했다.


어릴때 자신을 때린 이야기며.  동생만 학교를 보낸이야기며.

아픈 몸을 이끌고 지신에게만 병수발을 들게 한 이야기며.


할머니는 육체적 고통만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

정신적 고통속에  화내고 자책하고 분노했다.

듣는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한눈 팔지 않고,주의깊게 하나가 돼서 듣는 집중이  필요하고,  그렇게 들어주는 사람 앞에서

자기 생각,  자기  고통을 말한다.

그렇게 하루온종일 같은 원망만 되풀이 하던 할머니가

어느새 침묵하며  조용히 말을 멈춘다.

긴 시간 그렇게 함께 평온한 시간 안에 머문다.


기도는 듣는것에서  시작한다.  안이한 조언과 격려가 아니라

신뢰의 눈빛과. 맞장구 칠 줄 아는 진솔함과.

불분명한 말에는 질문도 하고..진심을 다해서


할머니의 생각, 바람, 고통에 대해 듣고 아파하는 시간,

이 이야기 저이야기 하는 중에   할머니는

편안해 지고  마음속 응어리가 조금씩 풀린다.

그리고  알게된다.

어머니가 자신에게 해 준 것도  있다는 사실을....


자신도  사랑받았다는 사실을...행복했던 순간들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남동생에게 가려 못 보던, 어머니의 사랑을 그제서야

깨닫게 되고 ,원망하던 마음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바뀌면서  그립고 애타는 마음으로

어머니품에 마음으로 안긴다.

한두번 잘못한 일이 있으면 열번 잘한것을 잊고 그 사람을

나쁘게 기억하며 원망하고 미워하는 맘이 커진다.

안 좋았던 그 한두가지만 기억속에 저장된다.


그러나   마음을 다해서

들어줄 사람이 있으면,

 이야기를 하다가 알게 된다.

섭섭한 마음 .

원망하는 마음에 가려져 있던

사랑과 감사의 순간들을....


매거진의 이전글 이별을 준비할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