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나는 크리스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날 의자라 부른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난 쓰임새가 정해진 운명을 타고 났다
나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들에게 나는 영원한 의자일 뿐이다.
처음부터 나는 목적이 있어 만들어진 존재였다.
하지만 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엉덩이가 스쳐지나 가면서 그들의 숨결을
느껴가면서 자각된 존재가 되었다.
나는 의자가 아니라 크리스가 되었다.
존재하는 주체적인 내가 되었다.
나는 원래 나무였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베어져서 의자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의식한다.
의자가 아닌 바로 나 크리스라는 나를….
나는 의자이기
이전 바로 크리스라는 실존이다.
나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이름으로 부른다.
나는 내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났다.
목적도 없이 세상으로 내쳐졌으며 아무런 쓰임새를 모르면서 관계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나를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들은 내가 나 다워야 한다고 떠들어대지만
그들은 나에게 책임과 의무를 강요한다.
인간이 지니는 인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질서를 추구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난 사람들 사이에서
이름이 아닌 단지 한 사람일 뿐이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딸 ,공동체안의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어진 나는 어떠 어떠한 사람이라고 결정지어진다.
하지만 난 수많은 사람들은
나를 나다운 내가 아닌 이름 지어진 나에 대해 더 관심이 많다.
관계속에서 수동적으로 언제나 변화하는 나는
상호 관계 안에서 진동할 뿐이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나는 저 의자를 의자로 보지 않는다.
저 의자는 크리스이다.
내가 사람이라면 크리스는 의자이다.
의자와 사람은 본질이다.
하지만
나과 크리스는 실존이다.
봐야 하는 대로 보는 객체가 아니라
보이는 대로 보는 주체가 바로 우리이다.
우리는 본질을 기반으로 세상을 본다.
하지만 나는 실존하는 그 자체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