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저 찬란한 빛

by 토끼

돈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과 돈이 너무 많은 사람의 공통점이 뭔 줄 아나?

사는 게 재미가 없다는 거야. 돈이 너무 많으면은 아무리 뭘 사고 먹고 마셔도 결국 다 시시해져 버려..."

요즘 뜨고 있는 오징어 게임 중 명대사이다.


돈이 너무 많은 사람은 재미를 위해 목숨을 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즐기고,

돈이 없어 사는 게 지옥인 사람인 사람들은 목숨을 내놓고, 돈을 가지기 위해 게임을 하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잡으려고 한다.

게임에 임하는 사람들의 자격을 보면

아무런 기준이 없다. 특별히 게임을 하기 위한 자질조차 없다.

평범한 주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

무기력한 실업자가, 하루하루 벌어먹고사는 일용잡부,

깡패 두목, 노년을 바라보는 여자들...

이들에게 공통점은 딱하나

돈이 없어 사는 게 지옥이라는 사람들이라는 것뿐이다.


게임은 플레이어들 간의 실력이 뛰어나야지만 관중들이 재미있다.

절대강자의 탄생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어린아이와 어른의 게임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오징어 게임의 흥행 요인은 바로 이것이다.

지금까지는

절대강자를 뽑는 게임이 주류였다면 오징어 게임은

절대 약자도 운에 따라 이길 수 있다는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을

바탕에 깔아 두고 평범한 소시민들조차도 목숨을 담보로

마치 유하의 시 찬란한 저 빛은 죽음이다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죽음을 향해 손을 뻗는다.

이처럼 오징어 게임은 소외된 자들의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는 이런 소외된 자들에게 끊임없이

욕망을 부추기고 그 욕망의 열매를 착취해가면서 자본가들은

거대해져 간다.

오징어 게임이 어릴 적 순수했던 놀이라는 설정은

이러한 돈이 지배하는 거대한 게임에서 인간성을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장면에서

게임을 관람하는 자들은 열광하고, 어찌 보면 게임의 최초의 개발자는

이런 악마 적발 상안에서 순수성의 본질을 찾으려는 이유라고 게임의 본질을 포장하는지 모른다.


돈이 많은 자들이 재미가 없어지는 이유는 이러한 물질적 욕구 충족이

인간의 순수성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올초 해외 명품 유명 브랜드들이 일제히 7~ 17%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코로나 여파로 돈이 명품시장으로 몰리자 은근슬쩍 가격을 올렸다.

인상 이틀 전 백화점 매장마다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뛰어가다 넘어지고 다치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졌다.

입장 고객을 10명으로 제한하니 기다리는 이들은 제품이 동날까 봐 초조해하며

sns 검색을 통해 어디서 얼마에 샀는지 재고는 얼마나 있는지 질문세례가 이어졌다.

5백만 원이던 핸드백이 8백만 원으로 오르니 지금 사야 한다는 심리가 소비에 불을 댕겼다.

아마도 여기 줄을 선 부류들은 돈이 많은 사람 중에서

가장 과도기적인 욕구단계의 사람들인지 모른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이런 것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오히려 오른 가격에 더 여유 있게 쇼핑을 즐길 테지만

이미 가지고 있지만 살까 말까 고민하는데,

가격이 오른다고 생각하니 더 많은 명품을 가지고 싶은 욕구. 과도기적인 욕구, 집착하는 욕구가 넘친다. 이런 단계의 사람들이 어쩌면 돈을 뿌리면서 하는 가장 갑질이 많고 허영이 넘치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부를 조금이라도 과시하고 또 그 부를 이런 명품으로 채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

그들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명품이라는 공통 소재를 가지고

서로의 존재감과 동질의식을 상호 교환하면서 자신의 부를 누리고 싶어 한다,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이유보다 딱 하나이고

자신만이 소유하고 있다는 존재감이 더 큰 이유이다.


평범한 소시민들이 명품을 사는 이유는 간단하다.

집안 대소사나 각종 모임 등 자신을 내보여야 하는 자리에 들고 가기 위해 명품을 장만한다.

명품을 과시하기 위한 행위보다는 소위 말하면 책잡히지 않고 싶어서이다.


돈은 사람이 욕구하는 것들을 채울 수가 있다.

가난한 자는 그러기에 돈을 욕구하고

부자는 돈이 넘쳐나서 더 이상의 욕구가 돈으로 충족되지 않을 때

돈이 넘보지 못하는 그 무엇을 욕구한다.


심리학의 창시자인 매슬로우 욕구 단계인

생리적 욕구, 안정의 욕구, 소속과 애정의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중


인간성을 상실하는 경우는 두 가지이다.

이 모든 욕구를 노력하지 않아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돈이 없어서 단 한 가지 욕구도 채울 수가 없다고

절망하는 사람들.



나는 지금 어디쯤에서 나의 욕구를 충족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