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늦게 시작하는 덕질.

bts

by 토끼


"3월에 bts콘서트를 하는데
표는 어뜨케 구하지?"
급하게 열성 아미였던 친한 언니에게 전화부터 했다.
Bts얘기 좀 그만하라고 늘 타박했는데
내가 이런 덕질을하게 될 줄이야~~~

아미 입문 14일차이다.

Bts,블렉홀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다.


모든 게 궁금해 how's yourday Oh tell me
널 알게 된 이후 내 삶은 온통 너
사소한 게 사소하지 않게 만들어버린 너라는 별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특별하지
너의 관심사 걸음걸이 말투와
사소한 작은 습관들까지

이건 노래 가사가 아니다
바로 요즘 bts를 향한 내맘이다.

19년도에 '작은것들을 위한 시 '이 노래가 나왔을 때, bts처음 알았다. 지인들이
sns로 보내준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 재미있는 노래군" 이 정도로 한번 듣고
지나쳤다. 그들이 작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에서 3관왕을 휩쓸고 있을 때도
그냥 bts 아이돌 그룹이 대세구나 하면서 그들의 음악에 대한 것 외에 칼군무, 예쁜 남자 아이들, 이라는 것 외엔 별 관심이 없었다.

아마도 집에 tv가 없고, 대형 기획사가 상품으로 찍어내는 잔인한 치킨게임 같은 한국의
아이돌 양산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너희들 인기가 지금 아무리 최고라고 해도
그냥잠깐의 유행이고
결국은 외국의 유명스타가 그랬던것처럼
성공뒤의 부작용때문에
술, 마약, 여자문제 때문에 추락할게 뻔 하니까!

BTS와 함께 미국에서 핫하다는 블랙 핑크만 보더라도 그들의 음악 이전에
아직은 어리다고 여기는 소녀들이 섹시하게 추는 퍼포먼스들이 단순히 아티스트로써의
모습이 아닌 그들의 정체성과 상관없이 소비되는 그들의 음악 뒤에 가려진 자본주의의
탐욕처럼 느껴져서 순수하게 음악을 즐길 수가 없었다.

아이돌 그룹에 열광한 적은 딱 한번 있었다.
20년전 쯤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일본 음악에는
이제 막 데뷔해서 뜨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있었다.
아라시라는 일본의 5인조 보이 그룹이었다.

그리 잘생기지도, 키가 크지도 않았고,
귀엽게 생긴 십 대 소년들이 힙합 비슷한 장르를 선보이는데, 2년 가까이 그들의 음악에 빠져 모은 cd들이
지금도 꽤 많이 남아있다.

그들은 20년 동안이나 국민아이돌이라는 호칭으로 아시아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었다.
2020년 중년에 접어든 그들은 그룹의 활동 중단을 발표하고 휴지기에 들어갔다. 팬들은 그룹 해체가 아닌 중단이라는데 안도했다.

한때 잠깐 좋아했지만 잊혀졌던 그룹을 다시 찾아 듣게 된 건
어쩌면 bts 때문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케리어를 마지막으로 한번 불태우고 싶었는지 모른다. 최고의 자존심을 확인해 보고싶었을 것이다.

Bts음악적 성공이 80년대 j팝이 뿌리라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일본에서는 말 그대로 보이그룹의 전설적 존재가 되었으니 , 자신들도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은 활동중단후 갑자기 음반을 내놓는다.
전 세계 슈퍼스타가 된 bts를 겨냥해서 빌보드에 도전장을 내밀고 영어노래를 발표했다.
하지만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서도 아무런 반응 없이 빌보드에서 묻혀버렸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한때 애정 했던 밴드의 노래가 궁금해져서 이노래를 찾아서 들었다.

브루노 마스가 작곡하고 프로듀싱을 맡은 노래는 내가 듣기에는 좋았다. 영어 발음도 훌륭하고, 그들의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가사도 마음을 울렸다.

하지만 뭐랄까? 올드하다고나 할까?
여기서 올드하다라는건 시대에 뒤쳐졌다기보다는
자신만의 색이 없다는 뜻에 가깝다.

그들의 진정성은 100프로 느껴졌지만 뭔가 흉내 내려고 하는 어색함때문에 그들의 음악적 세계에 온전히 몰입할 수가 없었다.
나를 잊고 그들안으로 들어가 흠뻑 적셔지지 않았다.

올림픽 경기에 출전하듯 도전해 노래부르는 그 모습이
못내 슬프고 짠하게 느껴졌다.

Bts뮤직비디오를 접하는 사람이면
팬이 아닌 사람이라고 해도
그들이 음악을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
알 수있다.

그래서
Bts노래들을 좀더 관심 갖고 들어 보기로 했다.

단지 취향의 문제라고 관심 두지 않았지만, 무엇이 bts를 슈퍼스타라는 반열에 오르게 한 것인지,
비틀스와 같은 행보를 걸으면서 왜 그토록 전 세계 사람들이
bts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를 못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스타들 뒤에는 그 시대를 대변하는
흐름이 있다. 주류문화를 제치고 k팝으로 전세계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그들의 음악적 세계를 알아야지만 지금 이 시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의 정체성도 다시 확인할 수 있을것이다.

내 느낌으로 그들의 음악을 오롯이 즐기고 싶어서,
평론가나 기타 성공신화를 다룬 미디어나 기사들을 모두 skip했다.

그리고 아미가 되어 그들의 노래를 전부 들었다.
그들이 활동한 8년이란 시간 동안 그들이 발표한 곡은 300곡이나 되었다.

300곡이란 숫자는 10일에 한번 꼴로 노래를 만든 셈이 된다.

처음 며칠은 유명한 곡들로 시작했다.

음악은 국가가 허용한 마약 중 하나라고 한다. 아무리 중독당해도 누구도 책임이 없다. 나는 서서히 bts의 노래에 중독되기 시작했다.

그들의 비주얼과 퍼포먼스는
아라시 그룹을 보면서 확실하게 차이를 느꼈었다.


그들은 bts를 발뒤꿈치에도 따라올 수가 없었다.

아라시 멤버들이 추는 춤은 그냥 율동일 뿐이었다.

멜로디가 있으니 난 춤을 춘다. 뭐 그 정도....

하지만 bts는 다르다. bts는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안다.
그들의 춤은 그냥 자기 자신이다. 그들은 피나는 노력으로 춤과 하나가 되어 춤이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춤 안에서 자신의 표정과 눈빛으로 예술성을 표현한다. 그들은 춤 하나만으로도 이미 아티스트였다.
하지만 그들에게 퍼포먼스를 제외한 노래만으로 음악만으로 만나면 그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먼저 그들이 전하는 노래의 메시지와 가사들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그들의 노래 가사는 내가 지난 5년간 써왔던 무수한 글들의 축약본 같았다.
내가 오십이 넘어 고민했던걸
청춘들은 이미 완숙기에 접어든것 같았다.


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해 고뇌하고,
자신들만의 색채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려는 성숙함은 그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온전하게 느껴졌다.

노래 속에 담긴 가사들은 누군가 쓴 가사들이 아니었다. 그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팬들과 소통한 결과였다.

그들이 가사들을 쓰고 곡을 만든 초창기 곡들은 그들만의 인생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

한 개개인이 아닌 7명이 하나이며 각자의 모습을 서로 배려하고 존중해가면서 그들은 8년이란 시간 속에서
성공이 아닌 성숙이라는 길을 걷고 있었다.

우리에게 보이는 그들의 성공은 Bts에게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여정이었다.

아미라는 강력한 팸덤안에서 인기에 휘둘리거나 편승하지 않고,
자신들이 음악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묵묵히 보여주면서 그들은 아주 사소한 일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성공이 된다는 걸 희망으로 보여 주었다.

bts의 성공은 자본주의 성공신화 스토리가 아니라, 한 개인이 자신 자신이 되어가는 이야기들이었다.

그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들으면서 사람들은 위로받고 치유받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연예인이 팬들을 위해서
존재하면서 팬들의 마음을 대신 노래하고, 팬들의 소리를 노래에 담을 수 있으며, 팬들에게 화려한 스타가 아닌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역설적이게도 bts를 성공한 스타가 아니라 평범한 개인으로 팬들을 친구로 만들었다.

아라시라는 아이돌이 졸지에 비교당하게 된 이유는 그들이 제왕적인 그룹으로 군림하면서
인기라는 이미지에 편승해 스타라는 이미지 안에 갇혀서 정체된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또한 일본이라는 나라가 단지 인기 있는 스타들의 이미지만을 소비하고 있을 때

bts는 자신들의 세계관을 담은 정체성으로 마음을 두드리고, 자기 자신의 목소리와 자기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고, 그래야 지만 행복해진다고 노래하고 있었다.

그들은 화려한 성공을 추구하고 팬들의 사랑을 갈구하기보다는
누구나가 우뚝 선 한 사람으로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bts가 행복한 세상은 팬들도 행복해지기 때문에 아미들은 미친 듯이 그들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타인들과 경쟁하고 보여주는 음악. 그들의 세계관을 담을 수 없는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 일 수 없었다.

그들은 짧은 시간 성공을 얻으면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서도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서
연연해하지 않고, 특별한 것들을 얻은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멤버 중 몇몇은 번아웃이 와서 심리치료를 받고,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서, 자신들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원하는 걸 가지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고, 이제는 자신과의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한다.

슈퍼스타가 되었다고 그들의 음악도 제대로 들어보지 않고 습관적으로 bts를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이었던 내가
아미가 되어 2주일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일상으로 복귀했다.
bts는 시대의 아이콘이다.

팬들이 스타에게서 메시지로 위로받는다는 건 그만큼 지금 이 시대가 주는 불안이 많다는 것이다.

팬더믹의 상황이 그렇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그렇고 아직도 전 세계에는 그늘진 곳에서 신음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쇠외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함께 마음을 나누어야 한다.


그것이 조금나은 환경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당연한것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법안에서 내가 더 행복해지는 방법이다.


나는 RM을 좋아한다. 그의 성숙한 언어들 중 내가 좋아하는 말은

"청춘이라는 것은 자기 마음속의 꽃 같습니다.
그 꽃을 찾으면 그때가 청춘입니다."
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우리에게 황양연화 같은 시간이 있다면 바로 청춘이고 청춘의 정의가 이보다 더 적절할 수는 없다.

3월 3일 오후 8시 BTS(방탄소년단) 서울 콘서트 티켓 예매 오픈이 있었다.`
14일간의 유튜브 영상으로 성에 차지 않아 혹시나 하는 맘에 티켓 예매 전쟁에 한번 참전해 보았다.
난생처음 아이돌 그룹 콘서트 도전이다.


도전 성공확률 단 5%. 왜냐하면 모든 아미들은 8시 pc방에서 대기하고 있다.
초광속으로 카운트다운 몇 초 단위로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핸드폰이나
집에서는 성공확률이 거의 없음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오후 8시 되자마자 클릭했는데 예매사이트에 연결이 되지 않았다.
오후 8시 1분 예매 창이 열리고 클릭해 본다.


사실 이미 여기서 게임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고맙게도 사이트가 연결 되고 대기번호표를 받는다.
내 앞에 30만 명이 기다리고 있다. 8시 3분에 30만 명이다.
이거 실화인가! 코로나 확진자도 아니고 30만 명이라니....
8시 5분 거의 다 왔다고 응원해 준다.
대기인원 20만 명 10만이나 줄었다. 앗싸!
오후 8시 10 대기순서 18만 명대 와우! 점점 근접해 온다.
그런데 갑자기 뭐임?
튕겨버린다.
이대로 끝나버리는 건가!
그러자 다시 연결.


8시 13분 16만 명대, 숨을 죽이며 다시 기다린다.
오후 8시 29분 응원해주는 모습으로 다시 변경
오후 8시 40분 예매 시작 40분 만에 들어가라는 싸인이 뜬다.
이건 뭐지 예매는 다 끝났는데. 뭐 어쩌라는 거야!
좌석은 이미 없겠지만 모든 과정이 궁금하니까 날짜를 선택한다.
문자를 입력하고
팬더믹 이후 역사적인 bts 콘서트 공연 예매좌석을 구경해 본다..
VIP석, 일반석 다 매진이고,
구석구석 살펴봐도 어디 하나 빈자리가 없다.
저 많은 좌석중에 이 작은 엉덩이 앉힐 자리 하나 없다니........
꽉 찬 좌석들에 물거품처럼 사라진 인어공주의 꿈처럼
현실로 돌아온다.
코로나19 시대에도 바이러스도 불사하고 콘서트의 장벽을 부수는
아미의 팬심들.
이 주간의 덕질 후에 마음이 잠잠해질 줄 알았는데....
계속해서 그들의 유튜브를 보고 있는 나!


춤을 추면서 완벽하게 라이브를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그들의 무대는 립싱크가 거의 없다. 작은 무대에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직업윤리인지 음악에 대한 열정인지
둘 다일 수 있지만 일종의 예술에 대한 헌신 같다.
힙합이라는 장르를 좋아하지 않았던 내게 랩 세계의 외침과, 힙합의 정신과 자유를 느끼게 해 준다.


그들에게는 미래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을 듣는 우리에게도 미래가 있다.
왜냐하면 종교가 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그들은 우리에게 끼치기 때문이다.
Bts가 종교인 이유는 바로 기독교 정신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은 콕찝어서 하느님을 믿고 부처를 믿어야 된다는 그런
구체적인 믿음보다 더 우리에게 현실적인 선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른다.


누구나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단지 대중문화를 자본주의적 가치로만 소비하느냐
아니면 좀 더 높은 차원으로 받아들여서 소비라느냐의 문제이다.


아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중 공통점은 두 가지다.


"그들의 음악이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어요."
"그들의 음악은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어요."


bts를 새롭게 알아간다는 데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이 글을 끝으로 나두 열기를 좀식히고
천천히 느긋하게 음악을 즐길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