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관계가 왜 이렇게 됐는지. 뭐가 잘못됐는지. 혹시 시간이 말해 줄 수 있을까?
시간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선명하게 하고 변하게 한다잖아.
너무 아픈 시간이었지만 결국 시간은 내편이었어.
그래서 널 지금도 기다리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어. 우리는 그때 서로를 너무 몰랐고, 서툴렀다는 걸
시간은 우리를 성숙하게 만들잖아.
그래서 시간을 믿고 널 기다렸어.
우리 마음이 변하면 우리는 새로운 너와 나로 다시 만나서
서로의 연약함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시간은 우리의 사랑과 우정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기도 하지만
또 한순간에 무너뜨리기도 하지.
그리고 또다시 시작하게 해.
하지만 나의 기다림은 길어지기만 해. 넌 결국 시간 속에서 날 잊는 법을 선택했어.
난 지금도 너를 기다려. 나를 향해 다시 마음을 활짝 열고 웃으며
걸어오는 널 상상하곤 해.
이제는 추억 속에만 머물러 있어.
우리는 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을까?
시간이 흘렀지만
넌 아직도 나를 어색하고 차가운 눈으로 외면하고 있어.
넌 날 잊고 싶은 게 아니라 과거의 네 모습을 잊으려 하고 있어.
새롭게 다른 사람을 만나 너의 모습들을 지워 버리고 싶었던 거지..
넌 지금 행복하겠지... 넌 지금 잘 지내고 있겠지...
널 기다리는 이유는 너에게 집착해서가 아냐!
너에 대한 사랑에 미련이 남아서도 아냐!
우린 진짜 이별을 하지 못해서야.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힘들어하며 이별했으니까.
과거의 너와 나를 잊어버리지 말자.
서로를 아프게 했던 그 잔인했던 말들조차도, 다시 기억하자.
우리의 사랑이 나약했더라도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잖아.
그 나약했던 사랑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잖아.
이제 과거의 잊고 싶은 나를 놓아주기 위해
우리 서로 자유롭게 서로 손을 잡고 걷자.
그리고 다시 이별 하자.
우리 다시 이별을 하자. 진짜 이별을 하자.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아주 긴 시간이 흘렀는데도 불쑥불쑥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사람도 있다.
생각만으로 불편한 마음이 올라오는 사람도 있다.
아련한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지게 하는 사람도 있다.
한때 좋아했었지만 지금은 멀어진 관계들 속에서 내 마음은 아무런 감정이 남아있지 않지만
아직도 나를 불편하게 대하는 사람을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나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사람들을 또 생각해 본다.
우리가 서로 화해의 손을 잡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사람이 싫어서....
두 번 다시 그 사람을 보지 않으면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만
한 번쯤은 질문해 본다.
정말 그 사람이 싫은 걸까?
내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았던 그때의 그 말들 상황들.
그 선명했던 내 마음의 물결 속으로 들어가 본다.
그러니까 그 선명한 기억 속에 아직도 상처받았던 내 모습의 파편이 남아있는 한 나는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싫어하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다.
그때의 내 모습이다.
그런 내 모습이 각인돼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그 모습을 만든 사람을 싫어하는 것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면 그 사람이 싫은 게 아니라.
한때 각별했던 관계의 어긋남 속에서 갈등하고 절망하고, 불안정하고, 싫었던. 나라는 모습이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나의 못난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상대에 의해 흔들리고 상처받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내가 싫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나라는 기억 속에 갇혀서 살고 있다.
나를 열 받게 만든 사람들을 싫어한다면 나는 그때의 열 받은 나로서 계속 살아가야만 한다.
그 감정을 순화시키지 못한 채로 살아가야만 한다.
그 사람이 싫다는 건 아직도 그 사람에게 반응했던 그때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그 사람을 용서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다. 그 사람 때문에 상처받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결국 이렇게 받아들이지 못한 내 모습들은
또 비슷한 상황,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또다시 그 사람이 싫어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나라는 모습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과거의 상처받은 그때의
내가 두려워 언제나 나를 그렇게 만드는 사람들을 피하고,
상황들을 피해서 달아나 도망 다니고 있다.
누군가로부터 상처받은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은 그 사람을 계속 싫어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노력한다. 또 사람을 싫어하지 않기 위해서
사람들과 거리를 지키고, 관계 속에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더 많이 양보하고
배려하고, 참는 쪽을 선택한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보다 훨씬 더 쉽고, 더 근본적이 해결책은
먼저 자신 안에서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할 때 마음 안에서 삐뚤삐뚤 올라오는 나라는 감정들을 성찰하고
돌아보는 일이다.
사람들을 향한 마음은 언제나 나를 투사한다.
내 마음 안에서 상처받은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면 나를 그렇게 만들었던
사람들에게서 감정들이 자유로워지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우리가 누군가를 아직도 여전히 미워하고 있다면 그것은
과거의 내 모습을 붙들고 나를 싫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누군가의 미움을 받고있더라도
불편해 하지 말자.
관계가 끝난 후 이별 뒤에 남는건
우리는 각자의 모습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는 나 혼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