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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티포럼 Aug 24. 2017

[김태륭의 상암 르네상스] 현재 서울의 중심은 측면이다

글. 김태륭

올스타 휴식기 이후 치른 네 경기에서 2승 2무, 나쁘지 않다.


그리고 지난 27라운드 울산 전을 마지막으로 K리그 클래식은 A매치 휴식기를 맞이했다. 서울은 지난 올스타 휴식기를 귀하게 사용했다. 황선홍 감독은 센터백 조합에 손을 댔고, 공격 패턴의 효율성에 대해 고민했다. 다행히 많은 요소들이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다시 한번 쉼표를 만났다. 스플릿 라운드까지 여섯 경기 남은 상황에서 서울은 또 한 번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 빌드업 그리고 오스마르    


연이은 미드필더들의 부상으로 서울의 무게 중심은 중앙에서 점점 측면으로 이동되고 있다.

그리고 경기가 거듭될수록 측면에서 다양한 그림이 나온다. 그래서 요즘 서울의 측면으로 공이 가면 경기 보는 재미가 생긴다.


미드필더 오스마르는 빌드업의 기점이자 서울의 핸들이다.

   

전방 상황을 확인하여 서울의 공격 방향을 설정한다. 서울은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만들어내는 관계를 통해 공을 서로 공유한다. 그래서 상대보다 공을 오래 갖고 있는 것을 선호한다. 최근 울산 전에서도 서울은 55%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훨씬 다양하지만 수비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① 하프라인 밑으로 내려서서 블록을 쌓는 것

② 하프라인 위에서 전방 압박을 통해 수비를 시작하는 것


압박 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울산은 이 두 가지 수비 전략을 혼합하여 사용했다. 그로 인해 경기의 리듬에도 변화가 있었고 이에 대한 서울의 대응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


전반전 울산은 경기장 2/3 지점에 수비 시작점을 설정했다. 최전방 수보티치는 서울의 패스 줄기를 한쪽으로 몰아가기 위해 노력했고 수비 라인 한 칸 위에 위치한 오스마르에게는 한상운과 박용우 같은 미드필더들이 전진하여 수비 동작을 취했다. 서울 수비진의 발을 떠난 공이 오스마르에게 연결되는 순간, 근처에 있는 울산 선수들의 접근이 시작됐다. 공을 뺏는 목적도 있지만 최대한 오스마르가 생각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느껴졌다. 하프라인 지점에서 오스마르가 공격 방향으로 공을 받아 시선까지 확보하면 서울의 공격 루트는 보다 다양하고 정확해지기 때문이다.

  

오스마르는 영리하다. 이 지점에서 압박을 받게 되자 미련 없이 그 위치를 벗어나 한 단위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 지역으로 고요한이나 윤일록 등 오스마르보다 위에 배치된 선수들이 이동하여 플레이에 관여했다. 빌드업이 공을 받는 과정에서 스위칭을 하면 공간이 생긴다. 그렇게 발생한 공간으로 세밀하고 빠른 패스가 연결될 수 있고, 상대가 마킹에서 혼선을 느끼면 한 번에 측면 깊은 곳을 과감하게 공략할 수 있다.

 

스위칭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제2동작’이다. 패스를 받으러 가는 첫 번째 동작을 ‘제1동작’이라고 한다면, 그것이 한차례 막혔을 때 추가적인 움직임을 갖는 것이 ‘제2동작’이다. 넓은 의미로 ‘오프 더 볼’에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다만 ‘제2동작’을 진행할 때는 주위 동료에게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메시지는 말로 할 수도 있지만 확실한 타이밍의 동작, 아이컨택으로도 통할 수 있다. 지난 울산 전 실점이 ‘제2동작’에서 커뮤니케이션 실수로 인해 발생했다. 오스마르가 압박을 피해 지역에서 벗어났고, 윤일록이 그 위치로 내려왔다. 그런데 패서인 황현수와 리시버인 윤일록은 서로를 헷갈리게 했다.



하지만 스위칭과 패스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오스마르 위치에서 압박은 받는다는 것은 상대가 어느 정도 전진했음을 의미한다. 주로 오스마르가 위치한 그 지점에서 견뎌낸다면 서울은 할 수 있는 게 많아진다. 전후로 벌어진 상대의 중앙을 공략할 수 있고 코바, 윤일록 같은 윙어들을 타깃으로 전진해 있는 상대 수비의 측후방 공간을 디렉트 패턴으로 공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 측면 일대일 그리고 코바


사실 최근 서울 경기에서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롭다. 디렉트 패턴, 혹은 스윙 작업을 통해 측면에서 윙어와 풀백이 맞붙는 일대일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데 윤일록과 코바가 좋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벌써 10개의 도움을 기록한 윤일록은 울산 전 골로 30-30 클럽에 가입했다. 윤일록에게 공격이 편중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꾸준히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지난 7월, 코바가 영입되었을 때 팬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뉘었다. ‘울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나는 울산에서 “좋았을 때”의 코바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다. 코바는 일대일 상황을 매우 좋아한다. 울산의 김도훈 감독 역시 코바의 일대일 능력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창수 같이 과거 동료로 코바를 경험한 선수들이 코바를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울산 전에서 코바는 일대일 상황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공격수와 수비수의 일대일 상황에서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 ‘거리’, ‘각도’, ‘타이밍’이다. 상대와의 거리, 방향을 꺾는 각도, 그리고 속도 변화와 함께 공을 치는 타이밍이 핵심이다. 코바의 일대일 동작은 단순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수들은 어려움을 느낀다. 우선 코바는 일대일 상황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수비수와 대치한 상황에서도 여유가 있다. 이 여유에서 비롯된 침착함은 상대 수비의 균형을 관찰하며 타이밍 싸움을 하는데 매우 유리한 요소가 된다. 코바의 돌파에는 불필요한 사전 동작이 없다. 복잡한 헛다리나 현란한 발놀림 역시 없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세 가지 기본 요소만으로 K리그 내 여러 우수한 풀백들을 곤란하게 한다. 코바는 분명 꽤 좋은 선수다.    



다음 제주와의 경기는 9월 9일, 이번 휴식기는 꽤 길다. 잘 쉬고, 잘 먹으면서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할 시간이 주어졌다. 미드필드에 집중된 부상자들이 9월에 돌아오기 어렵더라도 지금 서울은 측면에 힘이 있다. 분명 더 나아질 가능성도 느껴진다.


지금 서울은 측면에 힘이 있다. 분명 더 나아질 가능성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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