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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dholic Feb 11. 2023

내가 중고경력자가 되다니!!!

2년 만에 스포츠 판에 복귀한 소감

21년 3월, 나와 부장님은 한 골프 대회에 진행할 CSR 답사를 위해 제주도 당일치기 출장을 갔다. 이 자리에서 나는 부장님에게 사직서를 던졌다. 당시 퇴사 이야기를 담담하게 나누면서 1차로 부장님의 멘털을 흔들었고, 팀 막내가 코로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면서 완전히 멘털이 나간 부장님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그러고 약 2년이 지난 지금. 나는 중고경력자가 되어 스포츠 PR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으로 돌아왔다. 팀원들은 여전한데 나만 뭔가 달라진 기분이다. 2년 만에 스포츠 판으로 복귀한 소감을 기록하고자 한다. 

 

1.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아직 남아있다. 

헤어진 연인과도 다시 만나지 마라고 한다. 동일한 건으로 싸우고 결국엔 다시 십중팔구는 헤어진다고. 하지만 누군가가 굳이 이전 직장으로 옮기는 이유를 묻는다면 난 이렇게 대답하겠다 


"아직까지 스포츠 PR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다"라고 말이다. 


어릴 때부터 스포츠 신문과 뉴스는 내 삶의 전부였고, 언제나 대회와 선수들의 일정, 기록은 머리에 업데이트해 나가면서 성장했다. 자연스럽게 스포츠와 관련한 JOB을 갖기를 바랐고, 운 좋게도 지금 조직에서 스포츠 PR일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잠시 스포츠 판을 떠나 있을 때 계속해서 스포츠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면 다시 한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 스포츠 기자, 스포츠 관계자, 지금의 회사와 팀원들과 계속해서 교류가 끊이질 않았다. 퇴사를 마음먹었을 때 시원함보다 아쉬움이 컸고 약간의 후회도 있었다. 보다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떠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고 오랜 고민 끝에 다시 한번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2. 많은 분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감사하다. 

이 자리로 복귀할 때의 속마음은 "미안하면서도 감사하다"이다. 내가 그만두면서 후배가 나의 Role을 거의 가져갔다. 연차에 비해 성숙한 친구이지만 분명 부담이 됐을 것이고, 그 자리를 지켜내면서 보다 더 성장했을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따라서 언제나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 준 후배 녀석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리고 다시 한번 좋은 자리를 마련하고 기회를 준 대표님과 부장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주변 동료, 기자, 클라이언트들의 반응은 머쓱할 정도였다. 복귀 첫날 회사를 돌면서 팀장급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너무나도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한 클라이언트는 "지금 PR 업무가 보다 탄탄해질 것 같다"라는 말까지 들었다. 


잘난 것 없는 내가 보다 더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중고경력이라고 해서 거만할 이유도 없고 내가 그런 성격도 아니지만 오히려 보다 겸손한 자세로 신입이라는 마인드로 하나하나 해나가야겠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 


3. 부담감도 즐겨야 하는 선택을 나는 했다. 

대표님께 나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백의종군의 자세라고 했다. 흔치 않은 중고경력자이다 보니 회사에서는 기대가 클 것이다. 신입 혹은 일반 경력직보다는 빠르게 조직 문화와 업무에 적응할 것으로 기대할 것이며, 높은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그래서 그런가. 오자마자 당장의 경쟁 PT TFT에 투입시키더라.... 허허. 물론 이를 진행하는 것을 즐기고 충분히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할 마음은 충분하다. 하지만 1주일 동안 느낀 점은 머릿속에 있는 스포츠 PR 부분을 문서화하고 이를 클라이언트 혹은 관계자들에게 설득시키는 액션에 대해 감이 떨어진 것을 확연히 확인했다. 하지만 이러한 부담 역시 내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지. 내가 선택한 결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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