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의 옷 잘 입기 – 비즈니스캐주얼
비즈니스 캐주얼은 말 그대로 비즈니스를 위한 옷이다. 즉 직장생활, 온-타임 착장이다. 쉽게는 회사 다닐 때 입는 옷이라고도 한다. 이런 용어가 등장한 것은 직장생활을 위한 남성들의 착장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불과 10여년전 만해도 직장에서 남성들은 거의 다 정장, 즉 수트를 입었다. 와이셔츠에 타이, 수트를 입어야 한다는 것을 일부러 얘기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이마저 권불십년인가, 아무튼 10년 세월에 격세지감을 느낄 지경이다.
하지만 이런 작업복 개념의 수트 착장이 없어지면서 중년 남성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아무거나 입으면 촌스럽다고 놀리고, 그렇다고 여성들처럼 백화점을 누비며 이것저것 골라 입을 용기도 없으니, 이마저도 여성들의 몫이 돼 버렸다. 그나마 몇 년 전부터 남성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브랜드들이 생겨났고 기존 정장 브랜드에서도 이 같은 스타일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비즈니스캐주얼이다.
주5일 근무제가 본격화되면서 나타난 이 비즈니스 캐주얼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사람들이 수트를 벗고 면바지와 티셔츠, 청바지에 꽃무니 셔츠를 입고 다닌다. 멋질 것만 같은 이 스타일이 배 나온 중년 남성들에게는 쉽게 매치되질 않는다. 오히려 주변에는 ‘아저씨 잠바’에 정장 바지(이를 흔히 기지바지라고 불렀다), 꽃무늬 셔츠를 받쳐 입는(오 마이 갓!) 아저씨를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물론 요즘에는 많은 기업들이 스타일링클래스까지 진행하며 이런 사람들에게 옷을 잘 입을 수 있도록 교육(?)한다.
어쨌든 회사에서 옷 잘 입는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기본에 충실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기본, 즉 basic은 수트다. 나에게 맞는 수트를 고르는 방법은 지난 번에 설명했으니 이번에는 이렇게 고른 수트를 자신의 몸에 맞게 입는 간단한 팁을 소개한다. 우선 수트 상의의 길이는 엉덩이 끝에 맞춰야 한다. 너무 길면 다리가 짧아 보이고 너무 짧으면 남의 것을 빌려 입은 듯 없어 보인다. 소매는 손목에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좋다. 그래야 셔츠가 살짝 드러난다. 팬츠는 스키니까지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슬림핏을 착장해야 한다. 그래야 다리가 길어 보인다. 특히 배 나온 아저씨들은 이게 불편해서 펑퍼짐한 걸 입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면 수트를 입어야 할 이유가 없다. 수트는 소위 간지가 생명이다.
두 번째 비즈니스 캐주얼이라는 특별한 목적을 가진 브랜드를 고르는 방법이다. 많은 남성들이 매장에서 직원이 골라주는 옷을 그대로 포장해 가는 것처럼 이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를 고르면 고민을 줄일 수 있다. ‘마인드브릿지’, ‘테이트’, ‘시리즈’, ‘커스텀멜로우’ 등이 대표 브랜드들이다. 이들 브랜드의 매장에 가면 수트는 아니지만 수트를 대체할 수 있는 유사한 스타일이 많다. 물론 고르는 것은 구매자의 몫이다. 트렌드에 민감하다면 유행하는 스타일을 고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난한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몇 년 전까지 남성복 시장에서는 놈코어라는 게 트렌드였다. 노멀과 하드코어의 합성어다. 노멀과 하드코어를 접목하면 어떤 스타일이 나오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평범한 스타일을 과감하게 입는 것, 미스 매치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최근 복고나 레트로, 헤리티지 등의 말이 많이 나오는 것도 놈코어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의 평범했던 스타일이 현대에 패셔너블한 아이템이 되는 것도 넓게 보면 놈코어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옷장에 남아 있던 20년 전 수트나 셔츠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다음은 트래디셔널이다. 전통적 스타일, 즉 무난한 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들이다. ‘폴로’, ‘빈폴’, ‘헤지스’, ‘라코스떼’, ‘타미힐피거’, ‘헨리코튼’, ‘올젠’, ‘까르뜨블랑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브랜드에는 니트가 메인 상품으로 보일 정도로 많은 양의 니트 상품이 있다. 또 재킷과 면 팬츠 등 많은 아저씨들이 좋아할 만한 옷들이 많다. 주의해야 할 점은 말 그대로 전통적 스타일, 무난한 스타일을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에서 트렌드를 찾으면 곤란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다. 가격에 부담을 느낀다면 ‘지오다노’나 ‘유니클로’ 등을 권한다. 아이템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30% 수준일 수 있다.
여기서 잠깐 니트는 직물을 짜는 방식인데 흔히 뜨개질을 하는 것처럼 한 가닥의 실을 가지고 만들어진 직물을 통칭한다. 보통의 직물은 씨실과 날실, 2개의 실이 교차하며 만들어진다. 이것을 우븐이라고 한다. 니트에는 환편니트(다이마루)와 횡편니트가 있는데 환편은 둥그렇게 짜는 것이고 횡편은 옆으로 짜는 것이다. 보통 환편니트를 니트라고 부르고 횡편니트를 스웨터라고 부른다. 이 니트를 잘 활용하는 것도 멋진 비즈니스 캐주얼의 키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은 마인드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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