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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육부장 Dec 20. 2023

우승은 간절하게 바라야 할까? 아니면 내려놓아야 할까?

김민별프로의 우승 도전기

2023년 4월 23일에 썼습니다. 


어제에 이어 강풍 속에서 진행됐던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라운드가 마무리되고 조 편성이 발표됐다. 롯데렌터카 여자오픈부터 세 대회 연속 소속 선수들이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지난주에 적었던 글처럼, 올해는 우리 선수들이 진짜 우승 경쟁을 많이 하게 될 거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사실이 되고 있다.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전예성, 이예원, 박지영

-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 박현경, 박지영, 박민지

-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김민별, 이소미, 김수지


김민별 

오늘 김민별프로의 경기를 잠깐 갤러리 했었다. 어제와 다르게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있기도 했고 응원차 코스 안으로 들어갔던 것. (사실 오늘 오후조가 바람의 영향을 좀 더 받았던 터라 스코어 줄이는 게 쉽지는 않았다.) 절묘하게 내가 기다리고 있던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는데 홀아웃을 하고 이동하는 민별프로에게 이야기했다. 


"민별아, 괜찮아요, 새롭게 다시 하자."


이왕이면 코스 안에서 선수를 만났을 때, 좋은 상황이면 한다. 과거에는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 만나면 피하기도 했다. 마치 나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어쨌든 스코어가 정체 중인 선수를 응원하고자 들어왔으니 계속 지켜보고 또 바라봤다. 



이미 경기를 마친 선두 이소미프로와는 3타 차. 큰 차이는 아니지만, 이왕이면 남은 홀에서 1, 2타만 더 줄이면 좋겠다고 계속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17번 홀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먼저 홀아웃 하는 선수가 있어 마무리하는 모습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먼저 나왔는데, 나중에 스코어를 확인해 보니 파로 잘 마무리했더라. 


그렇게 마지막 홀에서도 타수를 줄이지는 못하고 오늘 경기를 마쳤다. 물론 아쉽겠지만, 그래도 잘했다. 때로는 경기를 쪼개어 바라보는 것보다 전체를 보고 현재의 위치를 이해하는 것이 마인드 세팅에 도움이 된다. 김민별의 2라운드 최종 순위는 3위이고, 선두와는 불과 3타 차 밖에 나지 않았다. 



이 정도면 뭐 아주 잘하고 있다 할 수 있지. 김민별프로의 홀아웃 후 다른 선수들의 상황을 봐야 했지만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최종라운드 챔피언조가 유력해 보였다. 그리고 잠시 생각해 보니 차라리 타수 차이가 난 채로 출발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렵고 큰 경기에서 이미 많은 결과를 만들었던 선배 선수들 (이소미, 김수지프로)이 쫓아온다면 꽤나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따라가면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 그리고 이전부터 생각했던 질문이 떠올랐는데, 


'우승을 하려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내려놓고 하는 것이 나을까?'

사실 정확한 답을 갖고 있지는 못했다. 선수의 상황과 별개로 개인적으로도 이런 중요한 순간을 맞을 때마다 나 역시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이것저것들을 한다. 그러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냥 내 할 일 하면서 차분하게 있자고 마음먹은 적도 많다. 그래서 아직 스스로도 어떤 게 맞는 것인지 답을 못 내렸다. 


그런데 그 당사자인 선수들은 오죽할까? 그 기회의 결과가 천지차이로 나눠지는 상황 속에서 가늠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질문에 조금은 도움이 되는 생각이 떠올라 급하게 글을 쓰게 됐다. 정리하면 이렇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간절하게 바라자. 거의 모든 시간과 노력들을 그 목표에 닿기 위한 시간으로 쓰자. 

대신,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하는 각각의 미션들의 순간과 결과에 있어서는 철저히 내려놓자. 


Good luck to US!


넥센 세인트나인 퀸즈 마스터즈 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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