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람쥐의 요청으로 저녁을 밖에서 먹고 집으로 가기로 했다. 혼자서 회사 근처 국밥집에서 순대국밥을 먹고 있을 때였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한 지인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어떤 회사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 회사가 꽤 크고 업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곳이라 그런 상황들이 너무 놀랍고 믿기지 않았다. 나의 지인은 자신의 동료들이 그 회사에 있어 마음이 좋지 않다고 했다. 숟가락을 잠시 테이블에 올려놓고 생각에 잠겼다.
나의 첫 회사. 일거리가 없어 명확한 현금 흐름이 없었다. 입사 한 두번째 달부터 월급이 제날짜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퇴사 전, 6개월 정도는 아예 월급을 받지 못했다. 퇴직금도 당연히 못 받았고. 어쩔 수가 없었던 게 회사에 들어오는 돈이 없었다. 일이 없었거든.
노동력을 제공하고 돈을 버는 행위 자체는 정말 고귀한 것이다. 그런데 한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게 하고 조직을 영위하는 것은 훨씬 더 큰 영역의 일이다. 돈을 버는 것. 먹고사는 것이 진짜 어려운데 그것만큼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생존'의 문제이다. 일은 진짜 서바이벌이다. 내가 혹시 그동안 철 없이 생각하고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