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말, 퇴사를 하면서 짐 정리를 하다가 캐비닛에 모아뒀던 업무 노트를 다시 발견하게 됐다. 고민도 하지 않고 챙겨서 집으로 가져왔다. 어제 그 노트들을 다시 꺼내 시기별로 정리를 했었다.
가장 오래된 노트가 2016년 10월에 썼었던 노트. 그럼 2014년부터 ~ 2016년 10월까지 3년 동안 썼었던 노트는 어딘가에 버렸나 보다. 아쉽게도.
돌이켜보면, 대학생시절에도 해야 할 일을 노트에 꼭 정리를 했었다. 더 어린 시절로 가봐도 일기 쓰는 것을 좋아했었던 나. 아무래도 쓰는 것을 좋아했던 것은 분명하다.
업무노트를 기록한 날짜별로 커버에 표시해 뒀다. 대학생 시절에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면서 '기록'에 대한 습관이 더욱 견고해졌고 일을 시작하면서는 필수처럼 되어버렸다. 그런데 나는 왜 업무노트를 썼을까?
나에게 업무노트를 쓰는 것은 일을 시작하는 하나의 의식 같은 행위였다. 이미 머릿속에 해야 할 일들이 있지만 꼭 노트에 기록을 해야 뭔가 마음이 안정되고 이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전화를 하면서 메모를 하고, 누군가 갑자기 내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메모를 해두면 나중에라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과거에 내가 했던 업무를 참고할 수 있다. '작년 이맘때 무엇을 했지?' 하고 놓친 일은 없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그리고 업무노트를 참고해서 팀원들에게 가르쳐 줄수도 있다.
그렇게 업무노트에 일을 기록했던 나의 습관은 시간을 거듭하면서 나름의 활용의 변화도 있었다. 대단한 방법은 아니었지만 몇 년째 이걸 하다 보니 뭔가 기준이 생기더라.
사실 요즘에는 '에버노트'나 '메모'어플을 활용하여 업무와 관련된 기록을 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나 역시 활용하고 있고. 그런데 노트에 적어 기록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 uns__nstudio, 출처 Unsplash 나의 경우에는 메모 프로그램에 기록하는 것은 '잊지 않기 위해 쓴다.'는 의미에 가깝다면, 업무 노트에 기록하는 것은 '기록하며 생각하기 위해 쓴다.'에 더 가깝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업무노트를 쓰고 있다.
그러다 언젠가 우연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업무노트에 있던 내용을 소개하고
관련된 업무 노하우와 경험들을 글로 쓰면 어떨까?
생각은 했지만, 행동에 옮기지는 못하다가 드디어 시작을 하게 됐다. 네이버 블로그와 브런치 중, 어디에 글로 쓸까 고민도 했었다. 그런데 이 콘텐츠는 브런치스토리에 적기로 했다.
그동안 블로그에 적었던 글을 브런치에 옮기긴 했었는데 여기만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출간을 염두에 둔 결정이기도 하다.
© studiomediainc, 출처 Unsplash 연재는 매주 일요일에 할 계획이다. 오늘이 1월 세 번째 주 일요일이니 한 주일에 한 번씩 쓰면 올해 말에 50회 분량이 나온다는 계산이 된다. (1년이 52주 이므로)
목차는 40회 정도의 업무노트 에피소드와 8회의 부록, 그리고 이 글 프롤로그와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해서 총 50회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