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게 작은 일을 하다가 깨달은 것
금방 어떤 일을 끝냈다.
힘겹게, 아주 힘겹게.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간단한 일이었다. 애플리케이션에 선수 정보를 반영하고, 완료 버튼을 누른 뒤 인증을 받으면 끝나는 일. 말 그대로 ‘마지막 버튼’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두 선수 중 한 명은 됐고, 다른 한 명은 매번 마지막에서 멈췄다. 화면에는 로딩 표시만 하염없이 돌아갔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그 원이, 나를 붙잡아두었다.
처음에는 침착했다. 다시 시도하면 되지.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았다. 한 번 더, 또 한 번 더.
하지만 간단한 일이 간단하게 끝나지 않는 순간부터, 감정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왜 안 되지?’가 ‘왜 나한테만 이러지?’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방법을 바꿔봤다.
다른 휴대폰으로도 해봤다. 할 수 있는 모든 선택지를 떠올렸다. 심지어 VPN 앱까지 설치해 우회 접속도 시도했다.
이쯤 되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내가 질 수는 없어서’ 계속 붙들고 있는 상태가 된다.
한 시간이 넘게 흘렀다. 시계가 아니라, 마음이 먼저 지쳤다.
이런 순간이 있다. 일이라는 게 갑자기 삶이 된다.
업무가 아니라, 내 성격과 내 인내심과 내 자존심이 시험대에 오른다. 단순한 절차 하나가, 내 하루의 기분을 통째로 삼키는 순간.
그때 깨닫는다. 우리는 큰일 때문에 무너지는 게 아니라, 자주 ‘사소한 것 같은데 해결되지 않는 일’ 때문에 흔들린다는 걸. 성격이 급해서가 아니다. 완벽주의여서도 아니다.
그저, “이 정도는 쉽게 끝나야 한다”는 기대가 깨질 때, 그 기대의 파편이 마음을 건드린다. 그래서 오늘 내가 힘들었던 건, 사실 로딩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가 믿고 있던 ‘세상은 이 정도는 돌아가야 한다’는 기준이 눈앞에서 어긋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일은 담당자에게 연락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다시 처음부터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 생각이 또 답답함을 남기지만, 오늘의 나는 한 가지를 배웠다.
일은 삶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내가 일에서 흔들리는 방식은
내가 삶에서 흔들리는 방식과 닮아 있다.
그리고 간단한 일이 간단히 끝나지 않을 때,
나는 나 자신을 한 번 더 보게 된다.
끝나지 않는 로딩 앞에서, 나는 나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