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 날, 혼자서 커피숍으로 왔다.
딸아이와 아내는 또 다른 친척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 나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다들 내일부터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나는 목요일도 금요일도 쉴 예정이다. 금요일에 딸아이의 유치원 졸업식이 있어 쉬는 겸 목요일도 쉬기로 한 것.
올해도 매일 시간을 잘 보내려고 노력 중인데,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잘 하고 있는가?'
성장 욕구로 꽉 찬 사람이라면 평생 끌고 가야 하는 질문 같아 보인다.
며칠 전, 울산에서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설날과 추석 때만 볼 수 있는 인연들이다.
내가 속한 모임 중, 유일하게 욕도, 상스러운 이야기도, 또 돈 이야기도 거침없이 나오는 집단이다. (그만큼 편하다는 이야기이겠지만)
대신 거기서 느끼는 현실적인 부분도 있다. 비교를 해선 안되겠지만, 어쨌든 잘 하고 있는 친구들을 좋은 쪽으로 동기부여 삼을 때도 있다.
서울에서 잠깐 직장 생활은 한 뒤, 다시 울산으로 내려온 친구 한 명이 내게 이야기했다.
"서울에서 이만큼 자리 잡고 살아가는 네가 참 대단하다. 나는 서울 생활이 너무 힘들었거든."
뜬금없이 건넨 친구의 말에 잠깐 나의 생활을 돌아보게 되었다. 실제로 고등학교 모임 중, 이제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인원이 내가 유일하다.
첫 직장에서의 2년은 나를 강하게 만드는 큰 원동력이 되었다. 월급이 제날짜에 나오지 않았고, 마지막 6개월은 아예 월급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일을 했고, 버텼다.
2023년 12월에 퇴사를 한 뒤, 2024년 1월 말에 IB 월드 와이드(현 갤럭시아 SM)에 입사했다. 그리고 다가온 설날에 부모님께 그동안의 2년에 대해서 말씀을 드린 기억이 난다.
부모님께는 항상 괜찮다고만 하고 실제 상황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대신 고등학교 친구들과 여자친구(현재의 아내)에게 돈을 빌리며 그렇게 6개월을 버텼다.
'원래 스포츠마케팅이 이런 거야.'
라며 버텼던 시간이라 스스로는 담담했는데 주위에서는 많이 걱정하고 놀라워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니 스포츠마케팅은 그래선 안됐던 것이었다. 어쨌든 나름의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버텼더니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했고, 내 커리어의 가장 핵심이 되는 시간들을 보냈다.
2012년부터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으니, 올해는 서울살이가 15년 차가 된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겠지만 이만큼 온 것에 대해서도 참 감사하다.
학교, 취업 등 어떤 이유로든 서울에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