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재민 Jan 22. 2020

UFC, 관중을 들었다 놨다 하는 스포츠 연출 끝판왕Ⅰ


UFC, 스포츠 연출 끝판왕, 스포츠 연출 분야 활성화 기대

UFC는 흡사 락 콘서트 장을 연상케 하는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

스포츠가 가진 또 다른 매력


지난 12월 21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UFC Fight Night대회가 열렸다. 2015년 열린 UFC 서울 이후 4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두번째 UFC 대회다. 14,000석 규모의 부산사직실내체육관은 거의 만석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관객 중 남성 비율이 높기는 하지만 다른 종목과 비교했을 때 여성 관객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러한 현상은 로드FC와 같은 국내 격투기 대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 현장에서 여성 관객은 곧 소비력을 의미한다. 많은 스포츠 단체들은 여성 관객을 모객 하기 위해 노력 중인데 UFC 어떤 매력이 여성 관객에게 어필하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여성 관객들은 스포츠 자체에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승패를 떠나 경기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흡사 락 콘서트 장을 연상케 하는 열광적인 분위기는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한다.


스포츠를 승패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것은 스포츠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서 가능성을 의미


스포츠를 승패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것은 스포츠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서 가능성을 의미한다. 지금부터 관중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UFC를 스포츠 연출 관점에서 살펴보겠다.

대회장이 저만치 보인다. 몬스터라는 음료 회사가 눈에 띈다. 좀비 발톱처럼 보이는 몬스터 M자 로고는 UFC대회뿐만 아니라 BMX, 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 대회와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몬스터는 외부 공간에 오프로드 차량을 전시해 자사 제품의 터프 한 이미지를 한껏 살렸는데 강렬한 파워 에너지 드링크류 몬스터는 강렬한 경기력을 자랑하는 UFC브랜드와 잘 어우러진다.

대회장 입구에는 발전기 모터 소리가 들린다. 자동차 시동을 걸 때 나는 부릉부릉 하는 소리가 심장을 묘하게 자극한다. 경기장 안에 들어서면 대형 트러스 철제 구조물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 옥타곤을 중심으로 360도 관람이 가능하도록 관중 시야를 최대한 확보했다. 트러스 철제물에는 영상, 음향, 조명 장비가 리깅(rigging)되어 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마치 대형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UFC를 포함한 투기 종목은 통상적으로 언더카드 6~7경기와 메인카드 5~6경기로 구성된다. 매 경기 연출 포맷은 일정한 패턴을 가진다. 먼저, 경기 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음악에는 대개 가사가 없다. 가사가 없다는 의미는 아직 경기가 시작되기 전이고 관중들에게 지금은 경기에 집중할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알려준다.


경기 시간이 임박하고 암전이 된다. 어둠을 통해 관중들은 주위를 환기한다. 이제 경기에 집중할 시간인 것이다. 대형 모니터에는 경기 예고 영상이 나온다. 양 선수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양선수 최근 전적, 경기 스타일, 각오 등이 담겨 있기 때문에 관중들은 관전 포인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경기 중간 중간 메인 타이틀 경기를 치룰 선수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락카룸에서 가볍게 스파링 하는 모습을 통해 관중들은 곧 있을 메인 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다.


이제 선수가 입장할 차례, 선수가 선곡한 음악이 흐르고 입장 동선에 조명과 카메라가 비치된다. 선수들이 링에 오르기 전까지 카메라는 선수들의 비장한 표정을 보여준다.

이제 선수가 입장할 차례다. 선수가 선곡한 음악이 흐르고 입장 동선에 조명과 카메라가 비치된다. 선수들이 링에 오르기 전까지 카메라는 선수들의 비장한 표정을 보여준다. 복장 검사를 마친 선수들이 드디어 링 위로 올라간다. 아나운서가 등장해 선수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경기에 대한 흥분과 기대를 담아 목소리를 높여 선수들을 격렬히 소개한다. 관중들의 열광과 함께 경기가 시작한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TKO 장면이 나온다. TKO를 기록한 선수 이름이 경기장에 메아리 친다.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 소리는 이 순간 그 어떤 음향 장비에서 내는 소리보다 우렁차며 심장을 자극한다. 정찬성 경기 때는 정찬성 선수의 별명인 '좀비'를 외치는 소리가 대회장에 울려 펴졌다. 경기장 곳곳에 배치된 여러 대의 카메라는 현장 분위기를 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조명은 크게 두가지에 초점을 맞춘다. 경기장과 관중석이다. 경기 시작 전에는 관중석에 조명을 비추고 경기가 시작 되면 경기장에 시선이 가도록 조정한다. 라운드 간 휴식 시간에는 옥타곤 걸이 등장한다. 옥타곤 걸은 경기장 주위를 돌며 몇 번째 라운드 인지 알려준다. 옥타곤 걸의 화려한 워킹과 의상은 지속적으로 관중을 자극한다.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우승자 발표다. 우승자 발표 때는 가장 화려한 조명 연출이 흥을 돋운다. 직진성이 강한 조명이 빙글 빙글 원을 그리며 대회장 곳곳을 돌아다닌다. 어지럽게 돌아다니는 조명이 멈춘다. 관중들은 이제 곧 우승자가 탄생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심판이 선수 양손을 잡고 있다. 경기장은 그 어느때보다 고요하다. 우승자 이름이 울려 퍼지고 관중들이 환호한다. 관중 환호성은 최고의 스포츠 연출 요소다.


우승을 맞이한 순간, 모든 연출진들은 최고의 순간, 최고의 환호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UFC는 분명 스포츠에서 스포츠 연출이라는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찍었다.

모든 연출진들은 최고의 순간, 최고의 환호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우승자 인터뷰가 진행된다.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 리플레이 된다. 우승자가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관중들은 공감하며 당시 상황에 더욱 몰입한다. 매 경기 이렇게 반복되면서 경기가 진행된다. 경기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진행된다. 영상, 음악, 조명, 특효, 사회자 멘트까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질 때 관중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로 환호한다. 스포츠 연출이란 이런 것이다.


참고로 이날 경기장 4면에 배치된 대형 전광판 전원이 자주 나갔는데 공연에서 전기는 온 몸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심장과 같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전광판이 꺼지면 선수 소개 영상, 경기 중계, 리플레이, 경기 시간과 관련된 경기 관련 정보가 차단된다. 무대 연출자는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사용한 전기, 인터넷과 같은 기본 인프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져야 한다.


UFC는 분명 스포츠에서 스포츠 연출이라는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찍었다. 다음 시간에는 스포츠 현장에서 스포츠 연출이라는 분야가 현재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스포츠 연출이라는 새로운 개념 정립과 더불어 스포츠 연출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다. Are U ready?



이상.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팬이 소외된 이유 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