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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민 Jan 02. 2020

한국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팬이 소외된 이유 Ⅱ

지난 시간에 한국 스포츠 시장에서 팬이 소외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소개했다.


요약하자면, 스포츠 이벤트를 구성하고 있는 핵심요소는 방송사, 스폰서(기업), 선수(협회), 팬인데 방송사는 중계, 스폰서는 노출, 협회는 재정 확보에 우선순위에 두고 있어 팬이 설 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과연 팬들에 대한 권리는 누가 대변해야 하는 것일까?



각 경기단체 협회의 기본의무


먼저 가장 중심을 잡아 할 단체는 협회다. 협회는 선수의 권익을 담당하는 것이 1순위다. 태초에 선수가 모여 단체가 탄생했다. 선수가 최상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는 협회의 기본 의무다. 그런데 협회는 이러한 자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총대를 메야 한다. 지난 장에서 스포츠 경기가 오늘날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선수가 모여 경기를 하자 관중들이 찾기 시작했다. 관중들이 모이자 미디어와 기업들이 관심을 가졌다. 선수와 팬은 협회의 핵심 자산(Property)인 것이다.

미디어와 기업들은 선수만 바라보고 방송하고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와 팬을 동시에 바라본다. 협회 존재 가치는 좋은 선수와 팬 수에 따라 결정된다. 좋은 경기력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협회, 단체 역할이자 의무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잘 보고, 잘 놀고, 잘 먹고, 잘 가길 원한다. 협회는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 스포츠 현장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입장권 수익, 먹거리, 머천다이징 판매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 없이는 스포츠 미래도 없다. 팬들이 다양한 수익을 안겨주는 핵심 주체로 성장할 때 협회 가치 또한 올라간다.



다소 복잡한 경기장 사용권한



그런데 협회 힘만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 특히 경기장은 문제가 좀 복잡하다. 국내 대부분 체육시설은 지자체 단체 소유다. 경기장에 입점한 임대사업자 역시 지자체 단체에서 관할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구조로 인해 적어도 먹거리 부분에 있어서 팬 서비스에 한계가 있다. LA다저스 구장 명물 다저독(Dodger Dog) 핫도그를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티켓 판매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는 관람 환경 조성(증축, 리노베이션) 역시 지자체와 연관되어 있다. 단기 임대로 경기장을 빌려 쓰고 있는 기업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최적화된 경기 관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환경이다. 결국 먹거리, 관람환경, 즐길 거리를 포함한 경기장 내외 프로모션 활동은 제한적이다. 관람서비스, 먹거리, 상품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팬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이는 협회 행정력을 바탕으로 제도적 개선을 요하는 부분이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한 관심유발


방송 역시 경기 중계와 더불어 서브 프로그램 제작에 관심을 둬야 한다. UFC가 오늘날 세계적인 인기를 끌 수 있는 주요 원인으로는 격투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TUF(The Ultimate Fighter)를 꼽는다.

UFC에 진출하기 위한 격투기 유망주들의 모습을 그렸는데 소비자들은 미래의 스타로 등극 할 유망주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우리나라 이종격투기 단체 로드FC 역시 '주먹이 운다'와 같은 서브 프로그램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종류의 서브 프로그램은 경기에 익숙지 않은 대중들이 해당 경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장기적인 관심에서 후원 필요


스폰서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후원해야 한다. 팀=나 라는 유대관계 형성은 단기간에 형성되지 않는다. 기업명이 지역이나 팀 명과 함께 붙어 있는 것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고 친근하게 느껴질수록 기업과 소비자는 더 가까워진다.


종합하자면, 팬 처우 개선은 협회를 중심으로 이해관계자인 방송, 스폰서(기업)들이 동업자 정신을 가지고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한국 스포츠 시장은 탑 다운 방식으로 프로화를 맞이했기 때문에 스포츠 팬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팬 입장에서 출발해야 새로운 돌파구가 보인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놀고, 먹고, 즐기는 데 최적화된 환경은 곧 소비를 의미한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할 때 대한민국 스포츠 이벤트는 다시 태어날 것이다.

팬들은 냉정하다. 재미없으면 곧 발길을 돌린다. 팬이 사라진 스포츠 미래는 어둡기 때문에 한 명한 명의 팬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열광할 때 미디어가 비로소 그 광경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이다. 전파 너머에 있는 사람들은 생각한다. TV 속 그곳 이제 내가 가봐야 할 때 구나.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팬이 아닌 현장을 찾은 진짜 팬을 잡아야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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