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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osumer Jul 13. 2022

[육아일기 20220712] 음... 왜 안되지?

마음 같지 않던 농구대 조립

 오후쯤에 미니 농구대 배송이 완료되었다는 문자를 택배사로부터 받았다. 지난 일요일에 아들이 백화점 문화센터 농구교실에서 점프슛을 하는 것을 문 밖에서 지켜보았는데, 집에 있는 농구대가 이제 아들의 키보다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농구교실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스마트폰으로 집에 있는 농구대보다 더 높은 것을 찾아서 주문했다. 높이가 1.5m까지 조절이 되는 농구대니까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2년은 가지고 놀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샀다.

 늘 택배로 온 물건들에 관심이 많은 아들이 집에 도착하니 농구대 박스를 보면서 뭐냐고 물었다. 빨리 박스를 뜯어서 조립을 하기로 했다. 박스 안에 들어있는 조립 설명서가 좀 부실했는데, 그래도 이케아 가구도 아니고 조립할 수 있겠지 생각을 했는데 이게 잘못이었다. 농구대 백보드에 림을 부착하고 림에 그물을 거는 것까지 했는데,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우선은 림에 그물을 거는 고리가 하나 부족했다. 고리가 7개여야만 하는데 고리는 6개뿐이었다. 더 큰 문제는 농구대를 받침대에 세워서 고정을 해야 하는데, 도저히 고정을 하는 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박스를 이리저리 보아도 조립 방법은 나와있지 않았고, 고리도 하나 부족하니 반품을 해야 하나 생각을 하면서 진땀을 흘렸다. 빨리 조립을 못해주니 아들의 관심도 시들해졌다. 결국 아들이 자기 전에 양치도 하고 해야 할 일들이 있으니, 농구대를 받침대에 고정하지 못하고 그대로 마루에 두었다.

 더운 날씨에 맥을  추는 체질이라서 새벽 3 30분쯤에 더워서 잠에서 깼다. 마루에서 창문을 열어두고 자는 것이  시원할  같아서 마루로 나왔다. 소파에 있는 쿠션을 가지고 와서 마루에 누우려고 하는데, 나보다 먼저 바닥에 누워있는 농구대가 눈에 거슬렸다. 현관 쪽에 치워둔 농구대 박스를 다시 가져와서 보는데, 자세히 보니 농구대 박스를 열면 보이는 쪽에 조립 방법이 그림으로 인쇄되어 있었다. 부엌 서랍에 넣어둔 조립하지 못한 농구대 부속을 가지고 와서 농구대를 받침대에 고정했다. 나는 농구대를 받침대에 꽂아서 고정하려고 했는데, 조립 방법을 보니가 와셔와 볼트를 조여야만 고정이 되는 것이었다. 볼트에 와셔를 넣고 스패너로 조였더니 드디어 농구대가 늠름하게  앞에 섰다. 그물을 거는 고리가 하나 부족한 것이  눈에  띄었다. 부엌 서랍을 뒤져서 벽에 부착하는 후크를 하나 찾아서 고리를 대신했다. 속이 시원했고, 바로 마루에 누워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난 아들이 보고 좋아하면 참 좋겠지만, 잠이 덜 깬 아들에게 그런 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래도 아들이 졸린 눈을 비비면서 점프슛을 한번 해주었다. 고맙다! 아들! 이제는 아들보다 키가 작은 농구대를 처리해야 한다. 집에 돌아가면 사진을 찍어서 당근마켓에 올려야지. 팔기에는 너무 상태가 그렇고, '나눔'으로 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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