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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츠파이 Oct 16. 2019

NBA, 차이나 머니에 굴복하나?

NBA - 중국-홍콩 사태 타임라인

퍼거슨 감독이 또 1승을 추가했다. 


휴스턴 데릴 모레이 단장이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라는 글을 쓴 것이 그야말로 NBA 비즈니스를 좌지우지하는 엄청난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자신들의 대통령이 트럼프에겐 까칠했던 NBA 선수들과 단장, 커미셔너도 돈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오죽하면 르브론 제임스까지 나서 "함부로 홍콩 사태에 대해 이야기해선 안된다"라며 선을 긋는 인터뷰를 했다. 


10월 4일 트위터 바다에 던져진 돌멩이 하나

홍콩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외치는 홍콩 시민들의 사투가 이어지던 10월 4일 휴스턴 로케츠의 단장 데릴 모레이가 트위터에 홍콩을 지지하는 글을 남겼다. 지나가는 어중간한 NBA 관계자가 올린 트위터라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일이었지만, 휴스턴은 보통 팀이 아니다. 


중국 농구의 상징이자 NBA 인기를 끌어올린데 선구자였던 야오밍이 뛰었던 팀이다. 

중국 농구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팀의 단장이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문제를 건드린 것이다. 

한국을 예로 들자면 다저스의 프리드먼 단장이 트위터에 "한-일 갈등의 원인은 한국 법원의 징용공 판결이 발단이다"라고 글을 쓴 것이나 마찬가지다. (파급력을 예를 들어 비유를 든 것이다. 옳고 그름은 다른 이야기)


모레이의 트위터 직후 중국 팬들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과 협박을 온라인 상에서 폭발시켰다. 

휴스턴 로케츠의 다른 관계자들이 "팀과는 전혀 관계없는 개인 의견이다"라며 회피하고 모레이도 해당 트위터를 삭제했지만 이미 돌은 던져졌다. 


10월 5일 뜨거운 복수의 시작

중국은 10월부터 예정됐던 NBA 시범경기 중국 개최 중단과 함께 NBA 중계 중단을 선언했다. 텐센트가 중국 온라인 중계 판권을 5년간 15억 달러에 계약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계약일 무산시킬 수 있다고 압박한 것이다. 중국 공영 CCTV도 중계 중단을 선언했다. 




중계권뿐 아니라 중국 스폰서들도 발을 빼기 시작했다. 


리닝과 안타도 휴스턴 로케츠의 스폰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10월 6일 휴스턴과 NBA의 굴복

모레이 단장은 상황이 악화되자 6일 트위터에 해명글을 올렸다. 


"중국 내 로키츠 팬들과 친구들을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며 "단지 하나의 복잡한 사건에 대해 의견을 밝힌 것뿐이다. 그 트윗 이후 다른 의견을 듣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라고 밝혔다.


모레이 단장의 트위터에 이어 NBA도 협회 차원에서 사과문을 냈다. 

NBA 애덤 실버 커미셔너 "중국의 친구들과 직접 소통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분노케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합니다" 라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이에 화답하듯 야오밍도 사태를 마무리 짓기 위한 코멘트를 남긴다.

"휴스턴 단장 데릴 모레이가 홍콩에 대해 잘못 언급한 것에 대해 깊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강한 불만을 표명했으며, 오류를 시정하고 악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폭력과 혼돈을 종식시키고 질서를 회복시키는 것이 홍콩에서 가장 필요한 합의와 큰 호소가 되었다.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홍콩의 사회적 안정을 위해 홍콩 정부의 노력을 지지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덮기엔 너무 멀리 왔다.


10월 7일 미국의 분노

NBA까지 커미셔너가 나서 사과하자 미국의 지식인과 정치인, NBA 선수 일부도 분노를 나타냈다. 

"NBA가 홍콩 시민의 권리 대신 돈을 선택했다"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공화당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NBA는 중국 정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대릴 모레이 단장을 버렸다. 역겨운 일" 이라며 일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왜 중국과 나한테 다른 잣대를 드리대냐?"라며 비아냥댔다. 


개인적 사과는 있을 수 있으나 미국을 대표하는 단체의 명의로 사과하는 것은 미국 민주주의 대한 모독이라는 것이다.


중국을 달래려다 미국 팬들을 잃게 생겼다. 

10월 8일 모호해진 NBA 답변 

NBA 애덤 실버 커미셔너는 다시 수습에 나섰다. 우선 모레이가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NBA 구성원이 자신의 의견을 내는데 억압이 없어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도 미국 내부에서 강한 압박을 받는 NBA를 더 이상 괴롭히진 못했다. 

NBA 시범경기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중계도 다시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하지만 뒤끝은 있었다. 

첫 사태를 촉발시킨 휴스턴은 모든 중계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10월 14일 킹 제임스의 트위터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중국 NBA 팬들의 압박은 계속됐다. 당장 중국에서 시범경기를 갖기 위해 방문한 LA 레이커스의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인터뷰마다 홍콩에 대한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제임스는 자신의 신념을 밝히기보단 무난히 넘어가길 바랬다. 

"대릴 모리 휴스턴 로키츠 단장이 홍콩 시위 상황을 잘 모르는 상태였을 것"이라면서 "정치 이야기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나는 내가 충분히 알고 있는 문제들만 이야기한다. 홍콩 시위에 대해선 NBA 선수들이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10월 15일 르브론을 불태운 홍콩

중국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르브론이 어쩔 수 없는 답변을 한 것이겠지만, 당장 자유를 위해 싸우는 홍콩 사람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 


홍콩 농구 커뮤니티는 르브론을 일제히 비난했고 시위 현장에서 르브론의 저지가 활활 불타올랐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답변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양립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홍콩 사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다. 

NBA는 중국 시장을 통해 세계적인 리그로 성장했지만, 결국 중국 때문에 그들의 정체성이 위협받는 사태에 이르렀다. 사드 사태 때문에 시끄러웠던 대한민국도 이번 사태가 남일 같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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