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들이 새로워진다.

매일 짧은 글 하나를 쓰기로 마음먹고 5개월 정도 해오고 있다. 샘이 솟아나듯이 내면에서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와 통찰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어서 날 수가 늘어날수록 마땅한 쓸 거리를 찾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궁색하기는 한데 나름 좋은 습관이 하나 생기고 있다. 궁색하게 표현하자면 마치 길거리에 동전이라도 떨어져 있을까 보아서 자세히 살피며 걷는 사람처럼 두리번거리는 순간이 많아진 것이다. 좋은 느낌으로 말하자면 익숙하다 보니 자동적으로 반응하고 주의깊게 들여다 보지 못했던 순간을 깨어 있어 알아차리는 순간들이 늘어난 것이다.


항상 걸었던 길이어서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지만 다른 생각하지 않고 불어오는 바람의 냄새와 부드러움을 몸으로 느끼고, 작은 꽃들을 눈으로 보고, 새의 소리를 듣고, 머리 속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생각들을 포착한다.


마음챙김을 자연스레 연습하는 순간들이 생겨난 것이다.


이현세 만화가가 천재와 경쟁하는 방법에서 이야기한 조언이 생각난다. 매일 몇장의 크로키를 그리라고 했다. 그렇게 수년이 쌓이다 보면 그려보지 않은 인생의 장면들이 없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천재를 만나면 경쟁하지 말고 동 시간대에 천재와 함께 있게 된 것을 그저 기뻐하라고 했다.


글쓰기 연습을 좀더 힘써서 해야할 단계로 나아가는 듯하다. 이제부터는 그날 떠오르는 글감하나를 끄적이는 방식에서 벗어나서, 만화를 그리는 작가들이 하는 것처럼 삶의 한 장면을 글로 묘사하는 연습을 좀 해야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익숙해진 일상을 새롭게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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