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조직이든 목적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이루어 가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 많기 마련이다. 교회도 그러해서 주차 안내, 주일학교 선생, 식사 당번, 찬양대 등등 여러 직무들이 있고 대부분 교인들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수고를 한다.
언제부터인가 일요일에만 얼굴을 비추고 교회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들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나의 행태에 스스로 불편해졌다. 다들 열심히 하는데 나만 안하는 것도 그렇지만 행여나 열심히 하는 누군가가 놀고 있는 나를 보면서 화가 날 수도 있고 에이 나도 안할래 하는 식으로 잘못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후론 크게 힘들지 않아 보이는 직책을 신청해서 맡게 되었다. 직장으로 치면 그야말로 잘리지 않을 만큼만 일하는 얄미운 직원인 셈이다.
작은 역할을 맡은 이후로 교회를 나가는 것도 좀더 즐거워졌다. 나에게 맡겨진 작은 일을 뚝딱 해치우니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말을 섞어볼 일이 없었던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과 친분도 생겼다. 서로 알게 되니 만나면 인사를 건네는 일도 자연스럽고 대화도 길어졌다. 아무 것도 안하던 내가 작은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일부러 나를 찾아와서 인사를 건네고 도움을 청했던 전도사님 덕분이었다. 그리고 다행히 나는 그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고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나에게 함께 놀래 하고 물어준 그 행위가 지금 생각해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