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한달 전에, 빌라 주변을 측량하는 기사 몇 사람을 보았다. 길고 오랜 논의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시작하는 게다. 오늘은 왱하는 굉음이 들려서 창문을 열고 보니 빌라 주차장 한 귀퉁이에서 두 명의 작업자가 그라인더로 콘크리드 바닥에 배구공 정도 들어갈 만한 정사각형 구멍을 뚫고 있었다. 어떤 작업인지 호기심도 들고, 세입자로서 이사를 가야할 시점을 대략 추정해볼 요량으로 구경을 하다가 잠간 소음이 멈춤 틈을 타서 창문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는 수고하십니다~ 이거 무슨 작업이예요? 하고 인사를 건네며 물어보았다. 아 예~ 지질조사하는 거예요. 그러고 보니 꽤 긴 드릴을 땅에 박을 용도로 보이는 장비도 눈에 띄었다. 설계를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아 그렇겠다. 아파트 설계를 하려면 지반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알아야겠구나. 땅 속은 안보이니 드릴로 뚫어서 샘플을 채취해야할거고. 눈에 보이는 것만 보아서는 제대로 된 준비를 할 수 없겠지. 나는 매사에 좀 급한 편이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냥 실행해보는 성격이다. 아프고 서운한 것이 더 오래 가니 왜곡된 기억일 수도 있겠지만, 돌아보면 그래서 이익을 본 기억보다는 손해를 본 기억이 더 난다.
급해도 바닥이 어떤 구조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시추공을 뚫는 정도의 파악은 하고 시작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떨까?